[시선뉴스 심재민] 수를 나타내는 ‘숫자’는 어감, 동의어, 속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어떤 숫자는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지만 반대로 어떤 숫자는 꺼림칙하게 여겨진다. 대표적으로 행운을 상징한다고 여겨지며 선택받는 숫자 ‘7’과 죽음과 불행을 상징한다며 거부되는 숫자 ‘4’가 있다. 특히 숫자 4에 대한 거부감은 건물의 층수에 ‘4층’을 표기하지 않을 정도로 곳곳에 만연해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정적으로 여겨지며 사람들이 꺼려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숫자 ‘9’이다. 숫자 9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바로 ‘아홉수’로, 아홉수란 19, 29, 39 등과 같이 아홉(9)이 포함된 수의 나이가 된 사람이 결혼이나 이사와 같은 대소사를 꺼리는 미신이다.

▲ 숫자 9는 '불완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완결'을 뜻하기도 한다. [사진/픽사베이]

아홉수에 담긴 숫자 ‘9’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디에서 유래 되었을까? 그 유래는 ‘9’가 주는 불완전성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 ‘불완전’은 바로 10진법을 사용하는 각국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견해가 많은데, 10진법을 사용하는 각국의 경우 9라는 숫자가 어떠한 완성(10이 되지 못한 수)을 이루기에 ‘부족’하거나, 완성을 앞둔 ‘긴장’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는 국내 고전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끝내 사람이 되지 못한 ‘구미호’의 경우가 9의 불완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이다.

정확한 근거 없는 ‘아홉수’에 대한 사람들의 기피감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큰 예로 대학진학을 앞둔 19살 청소년, 또는 결혼과 취직을 앞둔 29살의 청년들 사이에서 아홉수가 자주 거론되며 원망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아홉수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문화 속에 드러나기도 한다. 특히 지난 2014년 방송한 드라마 ‘아홉수 소년’은 아홉수에 빠진 '9세, 19세, 29세, 39세' 네 남자의 운 사나운 로맨스를 그려 인기를 얻었고 한 개그 프로그램의 코너에 아홉수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다.

이렇듯 아홉수에 담긴 숫자 9는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며 우리 삶에 만연해 있다. 하지만 아홉수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아홉수는 아무런 근거 없는 미신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사실 다른 측면으로 우리나라에서 ‘9’가 좋은 의미의 숫자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바로 ‘입신의 경지’라는 뜻으로 ‘9단’이라는 표현이 이용되는데 바둑 9단, 주부 9단, 정치 9단 등이 그 예이다. 이처럼 숫자 ‘9’는 10이 되지 못한 미완과 불안의 숫자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최대, 완결의 수로써 사용되기도 한다.

2016년의 힘찬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린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달력을 한 장 남겨두고 있다. 이렇게 새해가 될 때마다 자신의 나이에 9가 들어가는 사람 중 불안해하고 계획을 변경하는 등 아홉수를 크게 연연해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숫자 ‘9’를 바라보는 시각보다는 아홉수의 나이가 된 자신이 미완의 자세는 아닌지, 반대로 스스로를 부족하게만 바라보지는 않은지 자신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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