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이유진 인턴] 세월호 사건, 경주 대지진 등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큰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하여 시민 사회의 대응은 깊은 반성을 남겨야 했다. 세계 곳곳에서도 우리나라처럼 큰 사건·사고를 맞닥뜨리게 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잘못된 대응을 하는 나라도 있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한 대응으로 다른 나라의 본보기가 되는 나라도 있다.

첫 번째,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의 일본 국민들의 질서정연한 모습

▲ (출처/위키미디아)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으로 동일본 대지진 혹은 3‧11 대지진으로 불린다. 이 지진으로 인해 초대형 쓰나미가 미야기 현을 중심으로 한 해변 도시들을 덮쳤고,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피해도 속출했다. 게다가 대규모 쓰나미로 인해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지되고 이어 방사능이 누출되었다.

하지만 이 지진으로 일본인들이 보여준 시민의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식품을 구입하거나 배급받으려는 줄이 길었지만 새치기 하는 사람이 없었고, 오랫동안 기다려도 배급 받지 못한 사람 역시 불평하지 않았다. 지진 피해 복구 기간 동안 강력범죄 발생건수도 0건으로 밝혀졌다. 이 사례는 재해가 일어나면 사회가 무질서해지면서 범죄가 급증한다는 것에 대해 예외가 되는 사례로 남았다.

재난 상황에서도 일본인들이 침착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인들의 국민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인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안위를 우선시 하는 집단주의 의식과 이웃이나 동료와 함께 기쁨과 아픔을 나누는 동료의식인 나카마 의식이 강하다. 일본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을 겪고, 원전 방사능 누출의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잘 대응하는 모습 지금도 많은 나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두 번째,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때의 자발적인 구조 작업

▲ (출처/위키미디아)

2013년 4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진행된 보스턴마라톤 대회 도중에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1775년 미 독립전쟁의 첫 전투가 열린 날을 기념하는 애국자의 날에 일어난 이 사고는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형제의 범행으로 부상 260여 명, 사망 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장소에서 큰 화염이 일어날 정도의 큰 폭발이 일어났지만 사망자는 단 세 명뿐으로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은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 때문이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침착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경찰에게 상황을 알렸고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도왔다.

미국 시민들의 모습은 요즘 사고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친 사람을 직접 부축하고 음식을 구입해 나누어 주었으며 집을 개방해 피해자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었다. 어느 누구의 권유 없이도 헌혈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자발적인 바자회와 추모제가 열렸다. 이렇듯 진심을 다한 대처가 있었기에 사망자가 세 명밖에 나오지 않은 기적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 번째, 2014년 캐나다 오타와 테러 사건 때의 캐나다 국민들의 포용력

▲ (출처/픽사베이)

2014년 10월 22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한복판에 괴한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리아 여권 발급이 늦어진다는 이유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용의자는 이슬람교 신자였다.

용의자는 오타와 국립전쟁기념관에서 병사를 살해하고, 차량을 탈취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려다 결국 현장에서 사살됐지만 캐나다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이 떠돌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총격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 인근의 이슬람 사원에 ‘너희 나라로 가버려’라는 빨간 글씨가 낙서되어 있었으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낙서를 지우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시민들은 사원 창문과 벽 곳곳에 ‘네 이웃을 사랑하라’ 등의 격려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사원을 깨끗하게 꾸몄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 또한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쉽게 용서하고 오히려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캐나다 국민들의 태도는 본받을만하다.

재난, 사고가 벌어지면 혼란스럽고 두려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는 ‘생존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존 본능을 억누르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이겨내려는 ‘이타적인 정신’이 재난 사고에서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앞서 소개된 사례처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나라들의 태도를 본보기로 삼아 우리의 시민의식을 더욱 성장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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