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한국 대표팀 감독 류중일
WBC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최악의 경기였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라며 국민들에게 첫 경기 참패를 사과했다.

한국 WBC 대표팀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1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5 완패를 당했다. 연습경기부터 침묵했던 타선은 여전히 침체했고, 실책도 4개나 범하는 등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1루 송구는 빗나갔고, 평범한 땅볼은 글러브 밑으로 빠져나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네덜란드전에서 보여준 최악의 수비다.

사실 연습경기에서도 수비가 썩 좋지 않았다.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대만 실업 선발전에서도 2개의 실책이 나왔다. 류중일 감독도 "야구라는 것이 작은 실수에서 승부가 갈린다. 일단 수비가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회부터 수비가 흔들렸다. 첫 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의 타구를 유격수 강정호(넥센)가 가볍게 잡아 1루로 던졌지만 1루수 이대호(오릭스) 앞에서 공이 튀면서 뒤로 빠졌다. 1사 2루에서는 3번 타자 로저 베르나디나의 2루 땅볼을 정근우(SK)가 처리했지만 이대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4번 타자 블라미디르 발렌티엔을 병살로 처리하면서 위기는 넘겼지만 예상치 못한 실책은 대표팀의 어깨를 짓눌렀다.

게다가 타선까지 침묵하면서 네덜란드에 끌려다니는 상황. 잔뜩 부담이 생긴 야수들은 실책을 연발했다.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실책이었다.

7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손승락(넥센)의 투구를 강민호(롯데)가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흔히 말하는 보이지 않는 실책이었다. 결국 손승락은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뒤 차우찬(삼성)과 교체됐다.

1점을 더 준 뒤 계속된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도 결국 실책 탓에 눈물을 흘렸다. 0-4로 뒤졌지만 찬스 한 번만 제대로 잡으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패스트 볼이 결국 실점으로 연결됐다. 1루 땅볼을 잡은 이대호(오릭스)가 홈에 공을 뿌려 3루 주자를 잡았지만 포수 강민호가 1루로 악송구를 해 2루 주자가 들어왔다.

실책은 계속됐다. 8회말에는 8번 타자 칼리안 삼스의 타구를 3루수 최정(SK)이 빠뜨렸다.

경기 후 류 감독은 "최악의 경기를 보여드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패배를 책임지는 모습이었다.

이어 류 감독은 "수비도 그렇고 컨디션이 좋았던 두 번째 투수 노경은도 안 좋았다.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다 안됐다"며 "내일 하루 훈련해 재정비를 해 남은 호주, 대만전을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 타자들은 산발 4안타에 그치며 연습경기에서의 부진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 경기가 잘 안풀렸다"며 "7회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하루만에 분위기 반전을 할 수도 있다. 내일 하루 시간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패장의 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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