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세계의 자동차 브랜드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자동차 마니아를 제외 하고는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도 넘쳐난다. 하지만 세계적 경영 추세인 인수 합병의 여파는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여서 수많은 자동차브랜드가 크게 보면 대략 12개의 그룹으로 묶여 경영 되고 있다. 알고 보면 한 솥밥을 먹는 관계인 자동차 브랜드를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유일한 대한민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경영되고 있다. 재계 서열 8위의 기업으로 승승장구 하던 기아자동차가 무리한 확장과 과도한 투자 등으로 경영난을 겪다 결국 부도위기에 놓이게 되었고 국제 입찰까지 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렇게 미국의 포드사와 한국의 삼성, 대우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해 경합을 벌였고 결국 1998년 현대자동차가 부도 위기의 기아자동차 인수에 성공하며 ‘현대자동차 그룹’ 하에서 경영되기 시작했다.

▲ 현대/기아 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시선뉴스DB]

이후 신차개발에 있어 같은 플랫폼 하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브랜드로 개발되는 등 플랫폼 공용화를 적극 이용하며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 그룹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중형 공통 플랫폼(샤시, 엔진 등) 아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K5라는 이름으로 생산하는데, 공용 플랫폼이지만 우려와는 달리 서로의 브랜드 색을 뚜렷하게 드러냄으로써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적인 인수합병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그리고 르노삼성은 사실 프랑스와 일본의 바탕을 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그룹의 브랜드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1989년 설립된 프랑스의 르노 그룹이 세계적인 경제난 여파에 흔들리던 일본 닛산의 지분을 1999년에 인수하며 출범되었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에는 현재 르노, 닛산(인피니티), 르노삼성 등의 브랜드가 속해 있다. 그중 국내에서 1995년 닛산과 기술제휴로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삼성그룹의 삼성자동차가 1998년 경제난 여파로 닛산을 인수한 르노에 매각되었고, 이후 르노가 지분 80%이상 인수하며 사명을 르노삼성자동차로 변경하였다. 현재는 삼성이 브랜드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쉐보레로 판매되고 있는 한국 GM은 세계적으로 큰 규모인 GM그룹의 소속으로,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우자동차를 기술제휴를 맺었던 GM이 2001년 인수하며 ‘GM대우자동차’ 그리고 ‘한국GM 쉐보레’로 명명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GM그룹에는 쉐보레, 뷰익, 오펠, 홀덴, 캐딜락 등의 브랜드로 운용되고 있으며 역시 플랫폼을 공유하며 각 브랜드별 국가별 색채를 가미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 외 쌍용자동차는 ‘쌍용차 사태’ 등 큰 고비를 맞으며 2010년 인도의 자동차 회사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합병 절차를 거쳐 경영되고 있다.

비단 국산 자동차 브랜드 말고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들은 기술제휴부터 인수합병 등 여러 방식으로 그룹차원에서 함께 경영되고 있다. 포르쉐-부가티-폭스바겐-아우디-람보르기니-벤틀리-스코다 등의 브랜드가 통합된 ‘폭스바겐 그룹’, 메르세데스 벤츠-스마트-마이바흐 등이 통합된 ‘다임러 그룹’, BMW-미니-롤스로이스 등의 ‘BMW그룹’, 재규어-랜드로버의 ‘타타그룹’, 푸조-시트로엥 ‘PSA그룹’, 토요타-렉서스-다이하츠 ‘토요타그룹’, 페라리-크라이슬러-피아트-지프-마세라티 ‘FCA 그룹’ 등 브랜드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대략 12개 정도의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전략적 제휴 또는 인수와 합병 등의 절차로 ‘그룹’화 되어 운영되는 세계 자동차 브랜드. 과거 이러한 통합 방식이 자칫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그 자동차 브랜드의 개성과 정체성이 흐려진다는 이유로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각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플랫폼을 통합하는 등 전략적인 경영으로, 효율성은 높이되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경영난으로 인수 합병이 되었듯, 더욱 탄탄하고 효율적인 경영으로 오래도록 유지 되온 브랜드가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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