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이유진 인턴]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 라는 한 의약품 광고의 카피. 당시 사람들에게 여러 방면으로 회자되며 유명했던 이 카피는 방송 통신심의위원회에서 사실이 아니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간은 심각하게 손상될 때까지는 그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 카피처럼 우리가 간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오해들이 있다.

첫 번째 ‘고급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을 막을 수 있다?’

▲ (출처/픽사베이)

매실주, 석류주, 뱀술 등을 마시며 ‘몸에 좋은 약재로 만든 술이니 많이 마셔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수가 낮은 술이나 비싼 고급술을 마시면 간이 별로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당연히 아니다. 세상에 몸에 좋은 술은 없다. 간의 손상 여부는 술의 종류와 상관이 없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마셨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물론 도수가 현저히 낮은 술의 경우 손상이 적기는 하지만, 이에 방심해서 오랫동안 많이 마시게 되면 결국은 비슷한 정도의 간 손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폭탄주와 관련된 오해도 있다. 사람들은 흔히 두세 가지 술을 섞어 만든 폭탄주가 간 건강에 더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이 역시 어떤 술을 섞었는지 종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술의 양을 섞었는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 ‘간염에 녹즙이 좋다?’

▲ (출처/픽사베이)

녹즙은 녹색 채소의 잎이나 열매를 갈아서 만든 즙으로 채소에 함유된 영양소를 소화하기 쉽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녹즙이 한때는 간염 치료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녹즙을 챙겨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루머다.

녹즙을 만드는 채소에는 카로텐이라는 영양소와 비타민이 풍부하다. 채소를 갈아 만든 것이라 당연히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간 기능이 나쁜 사람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간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카로텐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이를 해독하느라 간세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비타민 C도 간염 발생을 야기하는 철분의 흡수를 도와 간염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한편, 매실과 결명자는 간 보호 및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매실에는 피루브산이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간 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음주 후에 섭취해도 효과적이다. 결명자는 간에 쌓인 열을 없애주고 간의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간 건강을 위해서 녹즙이 아닌 매실과 결명자를 챙기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술잔을 돌리면 간염에 전염된다?’

▲ (출처/픽사베이)

우리나라 음주 문화 중에 술잔 돌리기가 있다. 자기가 마시던 술잔으로 상대에게 술을 권하는 문화로, 술잔을 받은 사람은 다시 잔을 되돌려주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도 한다. 이는 상대를 대접한다는 의미를 가진 음주 문화다.

이러한 술잔 돌리기가 간염 전염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정말로 간염 환자와 술잔을 돌려가며 술을 마시면 간염에 전염이 되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는 병인 B형 간염은 대부분 출산 과정이나 감염, 수혈 또는 성관계로 인해 감염된다. B형 간염 환자가 만진 물건을 잡거나, 일상적인 포옹이나 악수를 하는 행위로는 감염의 위험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술잔 돌리기가 위생적으로 안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른 전염성 짙은 병에서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술잔 돌리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안심하고 마셔도 될 것이라 생각했던 약재로 만든 술이 알고 보니 간을 해치고 있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고 소문났던 것도 알고 보니 루머였다. 아무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 내 간에 위협이 되고 있었다. 간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오해들, 이제는 제대로 알고 간 건강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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