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미국에서 간이식 수술을 위해 간을 제공한(도너)남자와 제공 받은 여성이 사랑에 빠져 결혼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인 크리스토퍼 뎀프시(38)와 헤더 크루거(27)는 간이식 수술로 인연이 닿은 지 약 19개월 만인 10월 초에 결혼식을 올렸다.

크루거는 간암 4기로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존률이 50%에 불과한 상태로 간이식 수술 대기자에 명단을 올렸지만 이미 약 12만 명의 대기자들이 존재하고 있어 절망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뎀프시는 크루거의 사촌인 직장 동료에게 이 사정을 듣게 되었고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그녀에게 간이식을 해 줄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적합성 검사를 받았다.

▲ 결혼에 성공한 뎀프시와 크루거(출처/페이스북)

천만다행으로 두 사람은 간이식이 가능했고 뎀프시는 크루거에게 전화로 이 소식을 전했다. 이에 크루거와 그녀의 엄마는 매우 기뻐하며 수술 전 뎀프시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술비용 마련을 위해 함께 자선 행사 등에 참여를 하는 등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3월 일리노이 대학병원에서 이들의 간이식 수술은 성공했고 이들의 건강은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그만큼 사랑도 깊어져갔다.

뎀프시는 수술 뒤 약 8개월이 지난 11월 크루거에게 청혼을 했고 그로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10월 초 결국 이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도너와 환자로 처음 만난 뎀프시는 자신이 크루거와 결혼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고 이 사연을 들은 세계의 네티즌들은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라며 축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6년 두 남성이 상대방의 아내의 간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었던 사례가 있다. 이 두 남성들은 심각한 간경화 증세로 인해 사경을 헤매면서 국립장기이식센터의 뇌사가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제공자를 구하기 어려워 생체 이식을 고려했지만 가족 중에서는 조건에 맞는 사람들이 없었다.

결국 병원에서는 같은 처지인 이 두 부부에 대해서 서로 혈액형도 대조해 본 결과 적합하다는 판정이 들어 서로의 A씨는 B씨의 남편에게, B씨는 A씨의 남편에게 간을 이식해 주었고 수술을 성공적이어서 두 부부 모두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역시 서로의 장기를 이식 받은 덕분인지 ‘동기’같다며 정이 느껴진다고 했다.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베풂과 사랑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생체의식. 자신의 장기를 주고받은 당사자들이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사실이 아닐까? 상대방은 나의 일부이고 나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니까 말이다.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 기증은 이처럼 끈끈한 인연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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