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기자, 이유진 인턴]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사진 중 하나가 ‘하나의 손톱에만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들’의 사진이다. 남자들도 매니큐어를 바르면서 스스로 외모를 관리하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다섯 손가락이 아닌 한 손가락에만 매니큐어를 바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아니라 빛나는 남자, ‘폴리시드 맨(Polished Man)'이었다.

 

폴리시드 맨은 고아원에서 학대 당해왔던 한 캄보디아 소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YGAP의 경영자인 엘리엇 코스텔로가 캄보디아에 방문했을 때 알게 된 이 소녀는 코스텔로가 캄보디아를 떠나기 직전 그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었다. 이 후 코스텔로는 소녀를 기억하기 위해서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기 시작했고 이후에 ‘폴리시드 맨 캠페인’으로 확대되면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폴리시드 맨들이 생겨났다.

‘폴리시드 맨 캠페인’은 호주 비영리단체 YGAP가 기획한 '아동학대 근절 캠페인'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 중 하나의 손가락에만 매니큐어를 바르는 이 행동은 ‘전 세계 18세 미만의 아이들 및 청소년 5명 중 1명이 신체적, 성적 폭력에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행동은 또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손톱 하나에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의 모습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말을 걸고 싶게 만든다. 이를 통해 대화를 나누면 고통 받는 아이들에 대해 널리 알릴 기회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부와 협조가 많아져 결국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즉 매니큐어가 소통의 매개로써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는 실태를 널리 알리게 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의 대상이 남자인 이유는 아동 성폭력 사건의 90퍼센트 정도가 남자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캠페인에 참여한 남자들은 ‘폴리시드 맨’으로서 전 세계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아동에 대한 폭력적인 행동이나 언어에 도전해 앞장서서 없애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비난 남성들의 참여뿐 아니라, 여자들의 도움도 요청하고 있다. 주변의 남성들에게 폴리시드 맨이 되길 권유하거나 ‘나는 폴리시드 맨을 더 좋아한다’라는 글을 SNS에 업로드하여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 남자들에게 캠페인 참여를 권유한다. 또는 직접 남자들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어 캠페인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인데, 이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호감을 이용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2016년 현재 3년 차를 맞은 폴리시드 맨 캠페인은 인스타그램에 7천 개의 게시물이 게재되었으며 작년까지만 30만 달러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전 세계적으로 폭력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과 이들을 위한 폭력 트라우마 예방 또는 회복 프로그램에 쓰인다.

언뜻 자신을 가꾸는 모습으로 오인받을 수 있지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폴리시드맨 캠페인. 캠페인이 끝나더라도 이런 캠페인은 지속되어서 학대로 인해 고통 받는 아동들이 사라지는 사회가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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