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지난 18일 제 20대 국회의 첫 국감이 마무리 되면서 이번 국감에 대해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은 ‘F’라는 최하위 점수로 평가했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은 지난 15대 국회부터 국정감사 감시를 해왔는데 ‘D’를 맞아 최악의 국감이라 평가 받았던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보다 더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국회의 날카로운 감시가 아닌 정쟁으로 번진 국감에서 화두가 된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다. 특히 올해 노벨문학상으로 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이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검열과 통제를 하고 있는 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지난 10일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문화예술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며 일명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역시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다고 덧붙이며 블랙리스트에는 △2012년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예술인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예술인 △세월호 시국선언 및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를 선언한 예술인 9437명의 명단이라고 전했다.

이 명단은 청와대가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 보냈으며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명단에 있는 예술인들을 지원금 심사에서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줬다고 도종환 의원은 주장했다. 이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서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세간의 의혹은 여전했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자 예술계 곳곳에서 검열 논란 증언이 쏟아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대본 공모 지원, 우수작품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박근형 연출의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지원금 포기 종용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윤택 연출가의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이 심사 1위를 받고서도 지원작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예술인을 포함한 문화계 인사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까지 불사했다. 연극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의 각종 기본권을 매우 심각하게 파괴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K-POP, 드라마, 영화 등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문화를 ‘한류’라고 칭한다. 이러한 한류가 더욱 지속되기 위해선 개인의 노력과 국가의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문화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으로서 이번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류 대한민국’ 별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아닌 ‘노벨문학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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