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2013년 8월 JTBC에서 시작한 프로그램 ‘마녀사냥’은 대한민국의 방송에서 ‘성(性)’이 공식적인 주제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낸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주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이와 함께 성(Sex)과 애드리브가 합쳐진 ‘섹드립’이 하나의 유머코드가 됐다. ‘섹드립’은 자칫 성희롱 등 법적인 문제로 붉어질 수 있어 듣는 사람의 감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아슬아슬함을 유머로서 잘 승화시키는 ‘섹드립’ 3대 제왕이 있다.

첫 번째 ‘섹드립 선구자’ 신동엽이다.

▲ (출처/ JTBC 마녀사냥 홈페이지)

신동엽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성(性)을 생각나게 하는 애드리브와 행동, 표정 등으로 유명했다. 그는 JTBC ‘마녀사냥’이 처음 기획됐을 때 섭외 1순위 MC였을 정도로 ‘섹드립’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었다. 신동엽은 기대의 부흥했고 물 만난 고기처럼 프로그램 속에서 게스트들의 솔직한 경험담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게스트로 정경호가 나왔을 때 “헐리우드 배우 중 누굴 좋아하냐?” 라는 질문에 “줄리아 로버츠”라고 답했고 이에 성시경이 “입이 큰 여자를 좋아하냐?”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신동엽은 “지금 잘난 척하는 거냐?”라고 물었고 이내 뜻을 눈치챈 정경호가 당황해 말을 못 잇는 광경이 연출 됐다.

이처럼 신동엽은 실제 수위 높은 유머를 하고나서도 오히려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행동으로 섹드립을 웃으며 즐기는 웃음 코드로 승화한다. 이것이 곧 자신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됐고 또 다른 형태의 톱MC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두 번째 ‘감성변태’ 유희열이다.

▲ (출처/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캡쳐)

유희열의 또다른 별명은 ‘감성변태’다. 이 별명은 그가 진행했던 KBS 2TV ‘스케치북’ 보여줬던 본래 갖고 있던 감성적인 분위기에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야한 몸짓, 그리고 다양한 섹드립 때문에 붙여졌다.

유희열은 신동엽보다는 조금 더 여성적이다. “바디로션을 바를 땐, 꼭 피아노 의자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바른다”고 밝히거나 자신의 특이 취향으로 시스루와 그물 스타킹를 꼽는 등 은근히 변태적이지만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스키니진을 입고 무대에 선 샤이니에게 “바지가 너무 타이트한 거 아니에요?”라며 “정말 보기 좋아요”라고 은근한 눈빛을 던진다. 남자 아이돌에게 던지는 섹드립은 여성적인 색깔이 묻어나는 유희열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유희열의 성적 농담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더 호응을 받는다. 이에 유희열은 “여성분들이 불쾌하게 느끼지 않도록 항상 노력한다”고 말하며 “저의 성적 농담이 받아들여지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압 가능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이기도 해요. 위협을 가해도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 거죠.(웃음)” 라며 자신만의 섹드립에 대해 설명했다.

세 번째는 떠오르는 ‘솔직 섹드립’ 라미란이다.

▲ (출처/ MBC 라디오 스타 캡쳐)

라미란은 ‘기혼 여성’에 대한 관대함을 무기로 솔직하게 ‘성(性)에 대해 표현한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영화에서 친구로 나온 엄정화보다 실제론 어리다”는 말에 MC들이 “엄정화 씨가 69년생이죠?”라고 말하자 “조금 야한 연도죠”라고 답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라미란은 ‘택시’에 출연해 “남편과 술을 마시고 임신을 했다”며 “술을 마셔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해 그녀의 거침없는 솔직함이 웃음을 유발했다.

라미란은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에서 내가 출연한 첫 장면은 내 엉덩이부터 줌 아웃되는 장면"이라거나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스파이'에서 각각 차태현과 다니엘 헤니의 소변보는 장면을 훔쳐보는 역으로 나왔던 것을 말하며 "다니엘 헤니의 장면은 모자이크 된 것만 봤다"며 아쉬움을 표현해 마치 ‘대한민국의 흔한 아줌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관계자는 ‘섹드립’에서 중요한 것은 ‘적정 수준’이라며 정해진 적정 수준은 없지만 말하는 화자와 듣는 청자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방송에서의 ‘섹드립’이 통용된다고 해서 사석에서 상대방의 양해 없이 성적 농담을 하는 것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때와 장소를 구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대화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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