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제 18호 태풍 ‘차바(CHABA)’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만 보면 태풍과 해일. 그리고 마치 쑥대밭처럼 되어버린 모습들. 특히 해안 매립지에 건립된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 일대는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으면서 쑥대밭이 됐습니다. 집채보다 큰 파도가 연이어 5m 높이의 방파제를 훌쩍 넘으면서 바닷물이 방파제에서 30여m 이상 떨어진 도로에 넘쳐흘렀고, 이로 인해 마린시티가 피해를 입은 겁니다.

▲ 출처 - JTBC 뉴스 캡쳐

마린시티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단지입니다. 과거 수영만 매립지였던 곳에 조성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단지로서 부산광역시의 서울 강남 버금가는 최고 부촌입니다. 야경은 미국 뉴욕이나 홍콩,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에 준하는 한국 최고의 마천루 뷰로 자리잡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해운대구 우 3동에 위치한 마린시티는 부산 도시철도 2호선 동백역의 역세권이며, 시내버스 경유 노선이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해운대 해수욕장이 근접해 있고 주변 경치와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새로운 명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초고층 최고급 아파트들과 오피스텔이 밀집해 있으며 동백섬과 광안대교에서 마린시티를 바라볼 때 형성되는 스카이라인이 장관이어서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촬영 명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마린시티 내에는 영화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유람선 선착장과 호텔 및 리조트 등이 위치해 있죠.

이렇게 아름다운 마린시티가 피해를 입은 가장 큰 이유는 지형에 있습니다. 마린시티는 매립지에 조성된 탓에 먼바다와 바로 맞닿은 돌출된 지형이기 때문에 태풍이 발생하면 월파와 해일 등에 피해가 불가피한 것이었던 겁니다.

이러한 지형에 조망권 때문에 방파제가 당초보다 2m가 넘게 낮게 설치된 점이 더해지면서 큰 피해를 입게 된 겁니다. 안전을 간과한 공사로 이번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고, 이에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육상이 아닌 해상에 추가로 방파제를 만드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예산은 약 650억 원이나 든다고 하네요.

사실 마린시티가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마린시티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차량 수백대가 침수됐습니다. 2010년 태풍 ‘뎬무’, 2012년 태풍 ‘볼라벤’과 ‘산바’ 때도 마린시티 일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은 100억 원대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문제는 부산시가 2012년 당시에 마린시티의 침수피해를 줄이고자 높은 방수벽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조망권과 집값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대로 설치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집값과 조망권으로 안전이 뒷전이 되어버린 마린시티. 그 피해는 누가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조망권보다는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닐까요?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는 자만의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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