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패션 화보, 패션쇼 무대 등 패션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곳에는 늘 젊음이 주도했다. 패션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청춘의 마음으로 패션을 즐기는 중년들이 있다. 외모와 패션을 가꾸는 남자들을 뜻하는 그루밍족이 중장년층에게도 불어 젊은 사람들의 패션과 다른 경험과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설렘주의보를 내리고 있는 중장년 패션리더 꽃할배들의 스타일링을 살펴보자.

첫 번째 꽃할배, 닉 우스터다.

▲ (출처/닉우스터 인스타그램)

‘믹스매치의 대명사’ 닉 우스터는 환갑이 넘는 나이와 168cm의 작은 키에도 앞머리를 뒤로 넘긴 포머드 헤어스타일과 함께 놀라운 포스와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남성복 패션디렉터라는 직업답게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제대로 믹스매치하여 남자들의 이상향을 보여준다.

과거 뉴욕의 유명 패션백화점과 주요 브랜드에서 총괄 디렉터로 일한 경험을 살려 현재는 뉴욕 소호의 남성 편집숍 대표로 지내고 있다. 유명 컬렉션에서 자주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한국과도 인연이 되어 한국의 패션 브랜드, 남성화장품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닉 우스터의 특징은 과감한 믹스매치다. 수트와 워커를 믹스매치하거나 짧은 바지 기장에 양말없이 구두를 신는 등 예상외에 믹스매치를 즐긴다. 또한 넥타이핀이나 시계밴드 등으로 코디에 포인트를 줘 젊은 패션 피플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닉 우스터는 올 10월 첫 방한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남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대표 꽃할배다.

두 번째 꽃할배, 여용기다.

▲ (출처/여용기 인스타그램)

‘남포동의 닉 우스터’로 알려진 여용기도 환갑을 넘는 나이지만 젊은이들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뽐내고 있다. 흰 머리마저 패션 아이템으로 소화하고 있는 여용기는 양복을 재단하는 테일러다.

양복의 전문가인 만큼 놀라운 슈트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패션의 특징은 과감한 컬러의 선택과 소재, 스니커즈 매치와 같은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템을 전혀 촌스럽지 않게 매치한다. 누군가에겐 촌스런 화이트 팬츠, 일명 백바지도 그가 입으면 멋스런 옷이 된다. 그가 자주 착용하는 선글라스, 안경 등은 할아버지라고 하기엔 젊은 감각이 놀라울 정도다.

그의 패션 센스는 SNS를 통해 유명해졌고 그로 인해 그만뒀던 테일러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에 가서 세계적인 남성복 박람회 ‘피티 우오모(Pitti Uomo)’에도 참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세 번째 꽃할배, 리노 레루치(Lino Lenuzzi)다.

▲ (출처/리노 레루치 인스타그램)

리노 레루치는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이다. 명품 패션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옴므 패션을 이끌고 있는 리노 레루치 또한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쟁쟁한 패션 피플이다. 그의 패션은 이탈리아 대통령이 수여하는 문화훈장 ‘코멘다토레’ 작위를 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클래식 수트계의 거장답게 중후함이 느껴지는 수트 스타일링이 그의 특징이다. 다양한 종류의 슈트를 넥타이와 스카프 등으로 믹스매치하고 시계와 행커치프는 그에겐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더블 몽크스트랩 슈즈는 클래식하면서 멋스러움이 슈트와 함께 묻어나 그의 트레이트 마크이기도 하다. 종종 행커치프 대신 자신의 장갑을 주머니에 넣어 코디하기도 하는데 레루치만의 색깔이 묻어난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중후한 멋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젊은 세대들이 표현할 수 없는 또 다른 멋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멋을 만들어가는 그들에게 나이는 말 그대로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때론 청바지와 운동화로, 때론 시간이 느껴지는 슈트의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표현하는 꽃할배들의 당당한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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