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지난 9월 16일,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하여 옥시레킷베킨저의 외국인 임원들에 대한 2차 서면 조사가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이 사고는 완전히 수습되지 않았으며 진상규명, 피해자 구제 등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및 사망은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물질은 폐의 조직을 딱딱하게 만들었고, 폐 기능을 손상시키는 ‘폐섬유화증’을 유발한 것이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정상인의 경우, 폐로 들어온 산소가 폐포를 거쳐 모세혈관을 통과하고 심장과 우리 몸의 각 조직으로 녹아 들어간다. 그런데 폐섬유화증에 걸린 사람의 경우에는 산소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호흡이 어려워지며 말기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폐섬유화증에 걸리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일어나거나 마른기침, 소량의 가래가 발생한다. 여기서 운동 시 호흡곤란이란 편안히 쉬고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평지를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또는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숨이 차는 증세를 말한다.

때문에 폐섬유화증 초기에는 체력이 좋지 않아 숨이 찬다고 생각하거나 가벼운 기침 감기에 걸렸다고 착각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폐는 한쪽을 제거하여도 큰 불편이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여분의 폐활량이 많기 때문에, 폐섬유화증 환자들이 증세를 자각하여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어 병을 키우기 쉬운 것이다.

그렇다면 PHMG 외에도 폐섬유화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무엇이 있을까? 본래 폐섬유화증은 간질성 폐렴에 속하는 질환 중의 하나로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폐섬유화증의 원인은 흡입물질(석면, 규소, 독성 화학물질 등), 결체조직질환(류마티스 관절염 등), 약제, 흡연 등이 있으며 스테로이드로 치료한다.

한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통칭해 부르는데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 학계에서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원인을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항섬유화제,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해 치료하지만 약물반응이 좋지 않고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30%에서 50%로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폐 이식까지 고려해야한다.

이렇게 인체에 치명적인 폐섬유화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려면 주거 환경이나 근로 환경을 바꿔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는 특정한 약물을 피하는 것도 예방법이다.

폐섬유화증은 인구 10만 명당 14명에서 43명 정도가 발병하는 유병률이 낮은 질병이다. 그러나 2002년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사망자수는 701명(환경보건시민센터 홈페이지 2016년 7월 4일 기준)을 기록했으며 피해 사례는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제대로 된 사과와 적정한 보상, 정부의 현명한 대처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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