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지난 9월 6일 고음 노래로 유명한 발라더 임창정이 고음노래계의 한 획을 그을 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노래를 공개하기 전에 한 인터뷰에서 “노래방에 가는 사람들이 고생 좀 해보라고 원 없이 내질렀다”고 밝혀 노래방 마니아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임창정의 노래는 발매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한국인들의 ‘고음 사랑’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미 각종 음악경연 프로그램을 통하여 한국인들이 시원하게 터지는 고음노래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증명된 바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역대급 고음 노래들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01. 박완규 ‘천년의 사랑’

▲ 사진출처/전주 위대한 콘서트 유튜브 캡처

여자들보다 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열창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가수 박완규는 허스키한 목소리에 폭발적인 가창력을 겸비한 록 가수다. 젊은 세대들은 그의 목소리를 MBC의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더 잘 알고 있다.

박완규는 부활 출신 보컬리스트로 본래부터 ‘고음’ 가수로 유명했다. 박완규는 당시에는 타고난 미성을 바탕으로 3옥타브라는 높은 음역대(Lonely Night)를 표현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부활에서 나온 이후로는 지금의 허스키한 창법으로 활동해왔다.

그 중 고음 불가들은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박완규의 노래 ‘천년의 사랑’은 그가 1999년에 발매한 1집 ‘천년지애’에 수록된 곡으로 역시 ‘3옥타브 레’에 해당하는 고음역대 노래다. 성대를 혹사시키는 이 노래는 지금의 박완규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어려운 곡으로 아마추어들이 사랑하는 도전곡이다.

02. 스틸하트 ‘쉬즈 곤(She’s gone)’

▲ 사진출처/복면가왕 캡처

노래방에서 부르는 대표적인 고음 노래로 빠지지 않는 스틸 하트의 쉬즈 곤은 본토인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는 눈여겨볼만한 성적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최고의 팝 명곡으로 꼽히는 노래다.

떠나 버린 옛 여인을 그리워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인 쉬즈 곤은 ‘Oh forgive me girl’로 시작하여 후렴구 ‘Lady won’t you save me’에 이르면서 절정으로 치닫는 3단 고음이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Oh forgive me girl’ 부분까지는 간신히 부른다 해도 대부분 후렴구에서 좌절하게 된다.

그러나 원곡자인 밀젠코 마티예비치는 지난 3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곡은 굉장히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음이탈’이 자주 발생하지만 자신은 한 번도 음이탈을 낸 적이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03. 아이유 ‘좋은 날’

▲ 사진출처/좋은 날 뮤직비디오 캡처

대부분의 고음 예찬론자가 남성들이었다면 아이유의 ‘좋은 날’은 수많은 여성들을 고음의 매력에 빠지게 한 곡으로 유명하다. 아이유는 좋은 날을 발매하기 전부터 가창력을 인정받은 가수였지만 이 곡을 통해 커리어의 한 획을 그었다.

좋은 날의 고음 포인트는 일명 ‘3단 부스터’로 불렸던 클라이맥스 부분이다. 노래의 후반부에는 “I'm in my dream”으로 시작하여 1, 2, 3단으로 이어지는 “It's too beautiful beautiful day. Make it a good day. Just, don't make me cry” 부분이 있는데 3옥타브 파샵까지 올라간다.

3단 고음 부분은 성공했을 때 엄청난 희열을 가져오는 덕분에 한동안 노래방 애창곡으로 불렸다. 또한 솔지, 김연우, 배다해 등 많은 현역 가수들도 부른 한 번 쯤 도전해 볼만한 고음 노래다.

2010년대 전후로 ‘고음병’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한국인들은 고음 노래를 사랑했다. 또 이런 노래들을 원곡 가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창력은 고음뿐만 아니라 발성, 전달력 등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된다. 그렇기에 자신이 소화하기 어려운 고음 노래에 도전했다가 성대에 무리를 주는 대신 자신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불러서 매력을 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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