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드라마 ‘혼술남녀’ 속 주인공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듯 1인 생활을 즐긴다. 그래서일까 젊은 세대들 중 ‘품앗이’ ‘두레’ ‘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농경문화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부상조 민간 협동 활동들인 ‘품앗이’ ‘두레’ ‘계’는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위기 속에서 숨어있는 협동 정신을 일깨우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자신을 뿌듯하게 만드는 위기 속에서 협동 정신으로 기적을 보여준 시민들의 힘을 모아봤다.

첫 번째, 금 모으기 운동

▲ (출처/JTBC 썰전 캡쳐)

1997년 우리나라에 찾아 온 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자발적으로 나라를 위해 내놓은 운동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 빌린 부채를 갚아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국채보상운동’이 모티브가 됐다. 당시 국채가 총 1,500억 달러가 넘는데 반해 우리의 외환 국고액은 4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해 국제통화기금인 IMF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IMF는 자금을 빌려주는 대가로 대통령 선거 후보들까지도 당선이 되었을 경우 IMF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각서를 쓰라는 무례한 요구를 들이댔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 정부는 IMF와 협정을 맺었고 뒤이어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정부는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외화로 IMF에 빌린 자금을 갚을 수 있었다.

전국 누계 약 351만 명이 참여했으며 이 운동으로 약 227톤의 금이 모였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21억 3천 달러어치의 금이었다. 그렇게 2001년 8월 23일을 끝으로 IMF 외환위기 사태는 공식적으로 종료된다.

두 번째, 태안 기름유출 사건 후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

▲ (출처/태안군 제공)

2007년은 태안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고는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다. 특히 태안군 주민에겐 생계에 문제가 생기며 더욱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기도 했다. 삼성크레인선과 충돌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1만 톤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되면서 태안 바다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의 오염이 된 사고다. 이 사고는 국내 기름 유출 사고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로 기록돼 있다.

사고 직후 태안 주민들이 바닷가로 나와 방제작업을 시작했으며 이러한 모습들이 매스컴을 타면서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원봉사로 함께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당시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 팀의 방문과 함께 연예인들의 참여 등 전국민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총 참여한 자원봉사자 수 123만 명.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제 작업과 정부, 태안군의 태안바다 복원 사업 등으로 지난 1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을 연맹의 보호지역 카테고리를 ‘Ⅱ(국립공원)’로 승격하면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세 번째, 네팔, 아이티 등 세계 속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및 구호물품 전달

▲ (출처/중앙119 구조본부 제공)

세계의 어려움 속에도 우리는 모른 척 하지 않았다. 2010년 1월 12일 진도 7.0의 강진이 발생한 아이티. 사망 22만 2천570명, 부상 30만 명, 이재민 230만 명을 기록한 엄청난 재난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은 성금과 기부 물품은 적십자사 등 구호단체를 통해 아이티에 전달 됐으며 당시 우리나라 중앙 119구조본부는 아이티로 직접 가 재난 구조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아이티뿐만 아니라 2015년 4월 25일 강도 7.9와 6.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네팔 지진에서도 전국에서 모금된 기부금으로 긴급구호품과 구호인력 파견 등이 이뤄졌다. 대한적십자사가 밝힌 모금 금액은 51억 8천여만 원. 금액보다 다른 나라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하지 않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시민정신의 가치가 더욱 크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라지만 위기 속에서 발휘되는 협동 의식은 여전히 우리 삶에서 살아 있으며 그 가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다. 영화 속에만 영웅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위기의 상황에선 어벤져스 못지않은 시민 어밴져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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