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 에디터 / 디자인 이연선 pro]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애국가 3절에서 묘사하는 우리나라 가을하늘이다. 또한 파란빛의 하늘색은 하늘의 빛깔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시사철 늘 푸르른 하늘이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유독 가을에는 구름 한 점없이 새파랗고 더욱 높아보인다. 가을 하늘이 갖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먼저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빛의 산란’ 때문이다. 태양빛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공기 중에 포함돼 있는 수증기나 먼지에 부딪치고 다시 방출되는 과정을 ‘빛의 산란’ 이라고 한다. 이러한 빛의 산란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보라색과 파란색은 붉은 색보다 6배나 산란이 크게 일어난다. 우리 눈에는 자극적인 파란색을 주로 인식하면서 하늘빛이 푸른빛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계절에 따라 하늘색이 달라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습도’ 때문이다. 보통 여름철엔 덥고 습한 성질의 ‘북태평양 기단’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습도가 높은 대기엔 수증기 입자가 많아 공기 중의 많은 물방울이 태양빛을 흡수해 빛의 산란을 방해하여 하늘이 뿌옇게 보인다.

하지만 가을에는 건조한 ‘양쯔강 기단’이 한반도에 영향을 줘 공기 중 습도가 낮아지면서 건조한 환경을 만든다.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증기나 작은 물방울들이 적어지면서 짧은 파장의 파란빛이 더욱 잘 산란되어 가을 하늘이 유난히 더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에는 또 새털구름, 양떼구름처럼 수평 모양의 가벼운 구름을 자주 볼 수 있다. 가을에는 태양 고도가 낮아지면서 지표면의 온도는 차가워지는 반면 하늘의 기온은 높다. 보통 기온이 높은 지표면에서 발생한 가벼운 공기가 상승하면서 대류 현상이 일어나는데 가을에는 이러한 대류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아 대기층에서는 안정적인 상태를 이루게 된다.

따라서 가을 하늘에는 강한 바람 대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지표면에 있는 먼지도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면서 가을 하늘이 유난히 예쁘게 파란 빛을 띠는데 이런 조건의 가을 하늘에는 드러누운 것처럼 수평 모양의 새털구름과 양떼구름이 자주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유독 가을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새파란 빛과 높은 하늘, 그리고 새털구름까지. 모두 자연이 만들어 낸 선물이다. 짧게 스쳐가는 가을, 꼭 놓치지 말고 자주 하늘을 들여다보며 만끽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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