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지난 9월 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 상승하는데 그치며 16개월 만에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을 보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물가가 상승했다며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를 느끼고 있다. 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지수는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소비자물가지수란 각 가정이 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알아보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로 시민들의 평균적인 소비패턴을 반영한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설정하기 위해 매달 전국 37개 도시의 대표 시장에서 26,000여 개 소매점포 및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하고, 약 10,500개 임대 가구를 대상으로 집세를 조사한다. 조사대상은 가계 소비 지출에서 비중이 큰 481개의 품목이다. 481개의 품목 중에는 식생활품, 전세와 월세, 의복, 생수, 이동전화료 등이 포함된다.

선정된 품목 가운데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에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만약 소비자들이 2010년도에 가격이 저렴한 돼지고기를 값이 비싼 닭고기보다 많이 사먹었다면 돼지고기의 가중치는 닭의 가중치보다 높아진다. 가중치를 설정한 이유는 소비자 지출이 큰 상품에 낮은 가중치를 부과하면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성이나 공정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소비자물가지수에도 한계는 있다. 왜냐하면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비자물가와 직접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느끼는 체감물가가 다르다고 느끼는 데 이런 현상이 바로 가중치 때문에 발생한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2010년도에 돼지고기의 가중치가 상승했더라도 이듬해 돼지고기의 가격이 비싸져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덜 구매하면 돼지고기의 가중치는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기준 년도에 설정된 가중치는 지수가 개편되기 전(5년 뒤)까지는 그대로 사용되기 때문에 체감물가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가계는 생활수준의 향상, 가족 구성원 증가 등으로 소비지출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물가상승으로 혼동할 수도 있다. 소득증가로 인해 대형 자동차 구입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와 기름 값 증가를 물가상승으로 인식하거나 자녀 수 증가 또는 자녀 성장에 따른 식비, 의류비 등 생활비 증가를 물가가 오른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구별로 자주 사는 상품이 다르고 그 가격도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직장인, 주부, 학생 등 각 개인들의 경제활동 분야 및 생활양식이 다르고 그들이 주로 구입하는 품목과 구입 장소, 가격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체감물가와 공식물가의 차이는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소비자물가지수는 시민들의 체감물가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수치는 아니다. 만약 체감물가에 대한 수치를 알아보고 싶다면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동향지수’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를 판단할 수 있다. 소비자동향지수는 장래의 소비 지출 계획이나 경기 전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지수로 환산해 나타낸 지표다. 실제 물가지수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지수의 간극. 차이가 나 수 밖에 없지만, 그 간극이 갈수록 좁혀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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