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생소하게 들리지만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브랜드 ‘카스텔 바작’. 패션사업가로 유명한 그는 지난 3월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상에 미술품을 설치하기도 한 팝 아티스트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국 회사 H 그룹에서 그가 만든 브랜드의 가치를 눈여겨보고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카스텔 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은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유서 깊은 가문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de가 붙은 이름은 해당 이름을 가진 인물이 작위를 받은 귀족임을 나타낸다. 귀족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가 아무런 고생 없이 자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의 인생에도 역경은 있었다.

카스텔 바작의 집안은 프랑스에서 1000년 동안 대를 이어온 군인 집안이었기 때문에 그도 자연스레 군사 기숙사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귀족이었고 어머니는 신흥 브루주아 계층의 여성이었지만 그가 군사 학교를 다닐 당시에 그의 부모님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 사진출처/카스텔바작 파리스 공식SNS

남들과 다른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다

카스텔 바작은 7살 무렵에 친구에게 “우리 아버지는 빨간색 재규어를 탄다”라고 거짓말로 자랑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놀랍게도 초록색 재규어를 타고 학교에 나타나서 아들의 위신을 세워주었다. 알고 봤더니 카스텔 바작의 아버지는 아들을 배려하여 자신의 차를 팔고 재규어를 빌렸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거짓말을 한 아들을 꾸중하는 대신에 미니어처 군인 하나를 선물하며 “너의 상상력을 유익한 곳에 활용해 보렴”이라고 전했다.

그 후 카스텔 바작은 아버지의 말대로 자신의 상상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군인이 되는 것을 그만두고 프랑스의 에꼴 드 보자르와 고블랑에서 각각 미술과 패션을 전공했다. 그리고 21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디자이너로 데뷔하여 1976년에는 자신의 개인 브랜드 ‘Iceberg’를 창립한다.

▲ 사진출처/카스텔바작 파리스 공식SNS

그는 아이스버그에서 일할 때 미키마우스가 프린트된 스웨터를 디자인했는데 캐릭터 의상은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다. 이후 바작을 따라서 프라다, 모스키노 같은 명품브랜드에서도 만화 캐릭터를 찍어낸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상품을 빛나게 해줄 유명인들을 통해 홍보하라

▲ 사진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이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1997년에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복과 주교 500명, 사제 5000명을 위한 ‘무지개빛’ 의상을 디자인 하여 시선을 끌었다. 또 2009년에는 레이디 가가에게 개구리 인형이 주렁주렁 달린 ‘개구리 커밋’ 옷을 입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그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는 데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옷과 잘 어울리는 인물 혹은 브랜드와 협업한다는 것이 바로 그 원칙이다.

▲ 사진출처/카스텔바작 파리스 공식SNS

그는 지난 2009 봄/여름 컬렉션에서 레고와 콜라보레이션한 라인을 발표했는데 그는 레고와 자신이 동일한 예술을 추구하기 때문에 함께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바작의 디자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원색과 레고가 주로 쓰는 색상이 유사하며, 기존의 틀을 깨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도 둘의 작업의 방향성은 상통했다.

▲ 사진출처/카스텔바작 파리스 공식SNS

파격과 예술성이라는 요소로 패션계와 예술계를 누벼온 카스텔 바작. 디자인 산업에서 상상력이라는 재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패션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두 번 세 번 강조하여 마음에 새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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