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많은 관심 속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출시 후 홍채인식, 슬림한 디자인 등으로 찬사를 받으며 높은 인기를 보였고 사전예약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물건을 빨리 받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을 새는 진풍경도 연출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처럼 출시 초기 흥행을 이어가던 갤럭시노트7에 위기가 발생했다. 몇몇 고객이 수령한 제품에서 폭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조사 후 <배터리 결함>을 인정한 삼성이 전량 리콜이라는 조치에 나섰다.

현재까지 출고된 갤럭시노트7은 모두 250만 대정도. 그리고 이 가운데 150만 대 정도가 고객들에게 인도되었는데, 그 중 35대가 이상증상으로 서비스센터에 접수 되었다, 이는 100만 대 중 24대 수준으로 현재까지 갤럭시 노트7의 불량률은 0.0024%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문제가 있는 제품 외에 전량을 새 제품으로 바꿔주는 리콜 조치를 단행한 삼성에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이번 배터리 폭발 사고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배터리 크기는 유지하면서 용량을 늘리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노트7의 인기 이유 중 하나가 전작에 비해 디자인이 ‘슬림’한데 반해, 배터리 용량은 오히려 전작인 노트5보다 20% 늘었기 때문이었다. 제조사는 이를 위해 내부에 ‘음극재’과 ‘양극재’를 더 많이 넣어야했고 음극과 양극 사이 분리 막 두께를 무리하게 얇게 만들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삼성은 배터리에 대한 무상수리 조치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왜 많은 손실이 예상되는 ‘전량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일까. 이는 과거 ‘애니콜 화형식’ 사례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때는 1994년, 당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품질 경영’을 선언하고 불량률을 낮추자며 강조하던 때였다. 그런데 삼성의 휴대전화 초기작인 애니콜의 불량률이 11.8%에 달하는 것이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직원들에게 ‘품질경영’에 본보기가 될 만한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불량품15만대(당시 시가로 500억원 수준)를 모두 수거해 새 제품으로 바꿔주는 조치를 단행하며 임직원 2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수거된 ‘애니콜’을 해머와 불도저로 산산 조각낸 뒤 화형식을 거행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애니콜 화형식’으로 불리며 삼성의 품질 경영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건희 회장의 애니콜 화형식이 효과를 본 것일까 당시 애니콜은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시장 1위로 올라섰다.

이러한 ‘애니콜 화형식’ 사례가 이번 갤럭시 노트7 사건의 전량 교체 조치에 거울로 비춰지고 있다. 이번 노트7 사건은 제조사의 위험한 불량이라는 차원에서 쓴소리를 들어야 하는 일임이 명백하다. 하지만 품질경영에 뿌리로 남게 된 애니콜화형식처럼 향후 더 성장하고 좋은 인식을 얻게 될 조치일 수 있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노트7 사건을 회초리 삼아 한 걸음 더 품질경영에 다가서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비자를 위협하는 ‘위험한 불량’은 애초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 후속 조치보다 중요하다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애니콜 화형식’의 기억이 거론되는 불량사태가 삼성을 비롯한 모든 기업에서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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