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헬조선, 흙수저, 열정페이 등 2016년을 마무리할 때 쯤이면 대표되는 단어로 나올 법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말로 듣고 글로 보기만 해도 답답한 이 단어들이 즐비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죠. 물질 만능주의와 자본주의 시대에 너무 길들여져서 일까요. 좋은 말과 조언, 명언들도 회의적인 시대가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 정말 오랜만에 가슴을 울릴만한 좋은 축사가 나왔습니다. 오늘(29일) 오전 서울대는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0회 추기 학위수여식을 열었습니다. 학사 851명, 석사 1천명, 박사 577명 등 총 2천428명이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2천 428명이 경제활동을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성낙인 서울대 총장 (출처 - 서울대)

“직장은 첫 단추부터 잘 꿰매야 한다”, “눈을 낮춰라” 등의 많은 말이 있겠지만 이날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밝은 영혼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선한 인재’가 될 것을 당부했습니다.

성 총장은 "오늘날 물질만능주의, 성과지상주의가 팽배해 있어 사회적 양극화와 계층 간 갈등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에 기초해 공동체적 가치를 사회전체의 기본 가치로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졸업생들이 국경을 넘어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당부한다"며 "따뜻한 감성, 충실한 지식, 창조적 지혜를 통해 우리사회와 지구촌의 문제들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야말로 최근에는 들어볼 수 없는 단어들의 문장이며, 잊고 살았던 감성에 대한 당부이자 부탁의 축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경제적 활동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따뜻한 감성과 충실한 지식, 창조적 지혜가 없는 우리의 삶은 말 그대로 사막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동체에 대한 존중과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은 이기적인 인간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총장의 축사는 진심 그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축사입니다. 더불어 현실로 눈을 돌리면, 감동이 가슴에 젖기도 전 말라버릴 정도로 우리 현실이 삭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한 번 쯤은 ‘선한 인재’가 되라는 성 총장의 말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영어단어로 존재하지 않아 설명하기도 힘들었던 단어 ‘정(情)’. 이웃사촌이라며 웃고 울며 지내던 우리의 모습과 감성을 되새기며 사회를 전진해 보는 우리의 감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