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인연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작될 수 도 있는 것 같다.

지난 6월, 중국의 고비 사막에서는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Deserts Gobi March 2016)가 열렸다.

이 대회는 7일 동안 고비사막을 가로지르며 250km를 달리는 마라톤으로 뜨거운 온도의 사막으로 인한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회다.

이 대회에 참가한 영국 거주 호주인 마라토너 디온 레너드(Dion Leonard, 41)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개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레너드와 함께 달리는 고비(출처/페이스북 'Bring Gobi Home' 페이지)

이 개 는 레너드를 계속 따라왔고 이날 하루 예정 구간이었던 25 마일(약 40km)의 먼 거리를 내내 함께 달렸다. 조금 따라오다 말 것이라고 예상했던 레너드는 개가 계속 따라오자 결국 함께 달리게 되었고 전체 코스 중 125km의 구간을 함께 달린 파트너가 되었다. 레너드는 이 개에게 고비 사막에서 만났다며 ‘고비(Gobi)’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회 주최 측은 사막의 가혹한 환경이 겨우 18개월 밖에 되지 않은 작은 개인 고비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은 염려해 결승점에 미리 데려다 놓기로 결정했다.

결국 완주를 한 레너드는 결승점 부근에서 고비를 만나게 되었는데 고비는 레너드를 보며 반갑게 달려가 함께 결승선을 넘어서며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다. 레너드는 이런 고비에게 큰 인연을 느껴 입양을 마음먹게 되었다.

하지만 레너드가 고비를 바로 데려가는 데에는 큰 장애가 있었다. 고비를 영국에 데려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검역절차에 큰 비용(총 6,560달러, 한화 727만 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레너드는 자신의 SNS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이 사연은 세계의 언론에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어렵게 비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도중, 이번에는 고비가 사라졌다. 레너드는 입양 절차를 위해 영국에 가느라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고비를 맡겨 놓았는데 지난 6일 고비가 갑자기 도망을 가 버렸다.

레너드는 고비를 찾기 위해 우루무치 지역으로 돌아와 지난 20일부터 고비를 찾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는 ‘Bring Gobi home’이라는 페이지가 개설되어 고비의 행적에 대한 제보를 받았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도시 곳곳에 약 1만 5천 장의 전단을 뿌렸다.

극적으로 고비와 다시 만난 레너드 (출처/페이스북 'Bring Gobi Home' 페이지 동영상 캡쳐)

결국 레너드는 지난 24일, 고비가 사라진 곳에서 약 2km 떨어진 지역에서 고비를 찾을 수 있었고 고비는 레너드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검역 절차가 있어 레너드와 함께 영국으로 갈 수 는 없지만 이 신기한 인연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다행스러워했다.

레너드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게 된 고비와의 인연. 이들의 이야기가 최종적으로 해피엔딩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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