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명사들의 명언 한 마디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 글 속에 활자로 새겨진 글자들보다 글에 담겨진 의미를 이미지로 형상화한 캘리그라피는 그 메시지가 더욱 강력해진다. 같은 명사의 명언이라도 책 속의 명언과 캘리그라퍼의 손을 거친 명언은 전달하는 메시지의 파급력이 다르다. 이처럼 생각하는 모든 것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캘리그라퍼 이미화 작가를 만나보자.

PART 1. 나 이미화는 생각하는 것을 손가락을 통해 표현하는 사람.

- 안녕하세요~ 작가님 시선뉴스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생각하는 손가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화라고 합니다. 저는 주로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캘리그라피로 표현하고 있으며 제가 함께 지내는 고양이들인 까뿌와 치노를 펜 일러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

- 캘리그라피를 시작하신 계기가 특별하다고 들었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기 전에 광고대행사에서 아트디렉터 생활을 했었어요. 그러는 중에 함께 일하던 팀장님께서 제 글씨를 보더니, “너 글씨 좀 배워야 겠다. 어디 가서 글씨 좀 배워와!” 이러시는 거예요. 그게 계기가 돼서 캘리그라피를 배우게 됐죠.

- 글씨 교정을 위해 시작한 캘리그라피가 이제는 ‘업(業)’이 되셨네요.
네 맞아요. 저는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전까지 글씨랑 그림이 별개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배울수록 공간을 분할하는 것, 균형을 맞추는 것 등 표현하는 방법들이 그림과 정말 비슷했어요. 그래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의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

- 그래서 그런지, 작가님 작품에는 일러스트와 캘리그라피의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아요.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오랫동안 아트디렉터 일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스케치 하는 것은 생활화 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고서 ‘글씨를 일러스트처럼 이미지화 해보면 어떨까?’ 라는 작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한글은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이지만 한글을 이미지화 하면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한글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설사 한글을 몰라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미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알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해서 함께 병행하게 되었어요.

- 반응은 어떤가요?
제가 제 작품들을 현재 그라폴리오(네이버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커뮤니티)와 핀터레스트(이미지 공유 사이트)에서 함께 연재를 하고 있는데요. 작품 올릴 때마다 메시지도 많이 오고 댓글 등등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좋아요. 활력도 되고 작품 그릴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요.

▲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 작품

- 맞아요. 온라인에서 작품 활동하는 것에 장점 중 하나가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여과 없이 빠르게 볼 수 있다는 거죠. 작가님의 캘리그라피가 좋은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라폴리오 연재 중에 기회가 돼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원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에 2015년부터 생명사랑 지킴이로 제 캘리그라피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는데요.  센터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사람들이에요. 센터에서는 그런 분들을 위해 제 글귀를 갖고 만든 캘린더나 엽서를 드린다고 해요. 그 분들이 저의 글을 보고 ‘힘이 난다, 위로 받았다’라는 말을 전해 들을 때마다 뿌듯하고 감사하고 그렇죠.

- 소방원 분들을 위한 캘리그라피 액자도 함께 준비하셨다고요?
맞아요. 경기재난안전본부에서  '안전하고 따뜻한 굿모닝119' 프로젝트를 통해  119소방대원들을 위한 캘리그라피 액자를 요청하셨던 적이 있었는데요. 항상 재난 속에서 사람을 구출해야하는 소방대원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 사람이 사망하거나 재난 속에서 사람을 구출하지 못했을 경우 현실과의 괴리감이 커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글로 캘리그라피 액자를 만들었었죠.

▲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 작품

- 글에 대해, 글씨의 힘에 대해 더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요즘 들어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처음 작품 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보이기 위한 글씨를 썼다고 했더라면 지금은 사람들이 나의 글을 보고 어떤 마음을 가질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하면서 쓰기 때문에 너무 우울하다거나 다운되지 않도록 고민하게 되죠.

- 그럼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음... 기준은 어떤 글을 읽었을 때 ‘나’부터 스스로 공감대가 일어나느냐 인 것 같아요. 나 스스로 공감이 일어나야 글씨를 쓰고 싶더라고요. 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새로운 생각의 전환이 되는 글귀인지를 보게 되고요.

▲ 생각하는 손가락 이미화 작가가 처음 캘리그라피를 배웠던 필묵

-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 그게 가장 큰 기준이겠네요.
네 맞아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함께 더 공감하고 저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으니까요.

글과 그림 모두 작업자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을 수가 없다. 생각하는 손가락. 자신이 생각한 것을 손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나는 필명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일까 그녀의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그녀가 생각하고 느낀 것이 보는 사람도 함께 느껴진다. 다음 편에서는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그녀의 삶에 대해 들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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