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과실, 입증할 수 있는 방법 밝혀져!
의료과실, 입증할 수 있는 방법 밝혀져!
  • 보도본부 | 김범준 PD
  • 승인 2013.0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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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먼저 해드릴까 합니다.

몇 년 전, 40대 초반의 건강하던 여자분(이하 ‘피해자’라고 하겠습니다.)이 건강검진을 받던 중,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담도확장이 의심되는 소견이 나왔으니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피해자는 그 다음날 동네에서 나름 큰 규모의 병원을 찾아갔고, 의사에게 역행성 담도췌관조영술의 부작용 등에 관하여는 설명을 듣지 못한 채, 내시경처럼 간단한 검사라고 생각하여 곧바로 입원을 하여 검사를 받습니다.

천명(天命)은 하늘에 있다는 말이 맞는지, 하필이면, 검사를 받은 다음날이 국경일로 휴일이었고, 피해자의 검사를 한 주치의는 검사 후 휴일을 보내기 위해서 퇴근을 합니다.

피해자는 검사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 복통을 호소하였고, 당직의와 간호사는 복통은 검사 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진통제만을 투여합니다. 피해자는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지면 통증을 호소하기를 반복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 없이 점점 강한 진통제(마약성 진통제)만을 투여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피해자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은 후에 잠시 통증을 잊고, 심지어 병원에서 주는 식사까지 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약 24시간이 지나서 피해자는 강한 진통제가 투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녹색 담즙을 토하며 의식을 잃습니다.

이제야 놀란 병원 관계자들은 주치의를 급하게 부르고, 만 하루가 지나 병원에 온 주치의는 이 검사, 저 검사를 하면서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 때는 이미 시간이 너무 흘러 피해자는 급성췌장염에 패혈증까지 겹쳐 장기가 손상되기 시작하였고, 며칠 후 더 큰 병원으로 옮겨가지만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아이만 남겨둔 채 사망을 하게 됩니다.

위 사건은 제가 수임했던 사건으로, 병원 측에 과실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뉘앙스로 아침 방송에 나왔을 정도로 그 사망 경위가 의문투성이인 사건이었습니다.

자! 그럼 위 사건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하신가요.
결과는 마지막 글에서 언급하도록 하고, 우선 의료과오소송의 특성에 관해 약간의 설명을 하겠습니다.

의료과오소송의 경우 메디컬 드라마를 흥미있게 보신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난해한 의학용어로 인하여 일반인이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따라서 다른 재판과 달리 사실관계의 파악이 쉽지 않으며, 사실상 모든 증거자료를 가해자로 볼 수 있는 병원이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일반 불법행위 소송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자연과학인 의학이 판단과정에서의 중심문제가 되므로, 의사의 과오에 대한 소송은 사실상 과학적 재판의 성질을 띠게 되고, 따라서 개인이 혼자서 병원 혹은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지는 영역입니다.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면 안되겠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경우, 환자 또는 유족들이 최대한 빨리 해야 할 조치에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미치지 않은 이상 병원을 찾아갈 때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는 환자는 없습니다. 따라서 사망 또는 식물인간 등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남아있는 가족들은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하여 병원 측과 물리적인 충돌을 하면서 며칠, 심지어 몇 주간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흥분을 하여 병원관계자를 폭행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우 오히려 환자나 유족들이 형사처벌을 받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러한 행동은 절대로 하여서는 안됩니다.)

의료과오소송의 경우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언급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관계로 오늘은 우선 의료사고가 발생 시 환자 또는 유족들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조치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면서 글을 마치려 합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내용이니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음 번 글에서 위 사건을 예로 자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진료기록부 일체(예컨대, 경과기록지, 수술기록지, 의사지시전, 각종 검사결과기록지, 간호기록지, 검사결과 영상물 등)를 확보하여야 합니다.
[사실 조작이 되어도 조작 여부를 밝히기 힘든 것이 진료기록인 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진료기록부 일체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진료기록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간혹 있을 수 있으므로, 기억이 생생할 때, 사실관계를 시간 순서대로 상세히 적어놓고, 사진촬영, 부검 등을 해두도록 하여야 합니다.

솔직히 의료과오소송에서 환자 또는 유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위에 언급한 것이 전부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후에는 위에 말한 자료를 가지고 의료소송의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찾아가 사건을 위임한 후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쉽지만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번 글에서는 위에 언급한 사건을 중심으로 어떠한 절차를 통해 병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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