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의미로 ①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이르는 말 ②일의 갈피를 잡기 어려움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이처럼 어떠한 일에 대하여 방향조차 잡기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빗대어 사용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오리무중(五里霧中)과 같은 비슷한 신조어가 생겼다. 바로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종종 등장하는 ‘시계제로’다.

 

‘시계 제로’란 시력이 미치는 범위를 뜻하는 시계(視界)와 숫자 0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제로(zero)로 이루어진 신조 합성어다.

다시 말 해 시계 제로란 안개 등 환경적인 이유 때문에 실제로 시야가 가려져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도 쓰이지만 최근에는 사회,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최근 우리 정부의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 북한간의 외교적 갈등이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정전 협정 후 지금까지 안보에 대한 문제가 늘 있었는데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되었던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냉전으로 흐르면서 앞으로의 안보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특히 북한의 예고 없는 미사일 발사가 잦아지면서 한반도 국제 정세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투명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두 후보자들 간의 경쟁, 표심 결과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 비유된다.

이처럼 ‘시계 제로’는 어떠한 사회 현상의 결과가 불투명하여 제대로 예측이 어려울 때 사용하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갤 브레이스는 1977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에게 확신을 주는 경제이론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불확실성을 논하는 것은 비단 경제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안보문제,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까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지금은 ‘시계제로’의 시대인 셈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시계제로의 상황에 닥친 것이 긍정적인 상황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사회든 경제든 사회적문제이든 오리무중과 시계제로와 같은 상황이 찾아오지 않길 각 분야에서의 현명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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