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프랑스어로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원래 군사용어다. 군사용어가 어쩌다가 미술의 한 장르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을까. 아방가르드란 전쟁에서 적의 움직임이나 위치를 미리 파악하는 척후병을 의미한다. 예술에서 아방가르드는 이제까지 예술의 경향성을 뒤집는 혁신적인 예술을 말한다. 윤재갑 감독은 이번에 열리는 부산 비엔날레에서는 최초로 한중일, 아시아 3국의 전위예술을 한 자리에 모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PART 2. 이번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위예술’

-이번 부산 비엔날레에 한중일, 삼국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하셨는데 삼국의 전위예술에 공통적인 흐름이나 경향성이 있나요?
공통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아시아 3국의 아방가르드는 국가에 대한 거부와 저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전위예술은 70-80년대 독재에 대한 반발에서, 중국의 전위예술은 좌편향된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에서 나왔습니다. 한국과 중국과는 달리 일본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던 제국주의 국가였죠. 일본의 경우에 전위예술은 전후 침략적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Project 1은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전시가 될 것입니다. 유럽의 전위미술 연구자와 남미의 아프리카의 콜로니얼 아방가르드(식민지 아방가르드) 연구자들도 이 전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양의 전위예술과 아시아의 전위예술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서양과 동양을 나눈다기 보다는 기라타니 고진의 말대로 국가가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맑스의 ‘만국의 노동자’와 네그리의 ‘다중’이 동어반복이듯이, 국가와 글로벌은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술에 대해 모르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에게 이번 전시를 소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관람객들이 Project 1에 주목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전시는 한, 중, 일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최초의 전시이기도 합니다.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를 주제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Project 1은 잊혀져 왔던 아시아 3국의 실험 미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비엔날레의 출품작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나요?
Project 2의 경우, 제가 직접 전시주제에 맞는 작가들과 작품들을 선정하였습니다. Project 1의 외국인 큐레이터 5분들은 제가 오랫동안 알아온 분들입니다. 제가 그 분들에게 전시의도를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는 아방가르드의 시‧공간적 스펙이 워낙 다양해서 세 사람이 하겠다고 먼저 제안해왔고 제가 수락했죠. 작가 선정과 전시 구성은 전적으로 그 큐레이터들이 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 홍보를 부탁드린다.
2016부산비엔날레는 9월 3일부터 11월 30일까지 89일간 부산시립미술관과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Hybridizing Earth, Discussing Multitude)’를 주제로 개최됩니다.

특히, Project 2가 열리는 F1963 전시공간은 기존의 미술관 화이트 큐브와는 완연히 다른, 오래된 공장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공간으로, “폐허 속에 핀 야생화”를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2000평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공간으로 통하도록 하고, 작품들이 서로 충돌하고 혼혈하도록 배치했습니다.

작품과 관객 모두에게 다소 불친절하고 불편한 전시일 수도 있지만, 공간-주제-작품이 가장 잘 어우러지는 방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Project 1은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한국, 중국, 일본의 아방가르드를 최초로 한 데 모은 전시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윤재갑 감독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방가르드란 무엇인가 아직도 고개가 갸우뚱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술이 무엇인가. 미술이란 ‘눈’으로 감상하는 예술 장르를 말한다. 어려운 미술용어에 대해 몰라도 훌륭한 그림을 보면 직관적으로 ‘아!’하고 어떤 작품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된다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윤재갑 감독은 물론 전 세계의 예술인들과 함께 자유롭게 소통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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