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수시로 문자가 울린다. 국민안전처에서 보내는 ‘폭염경보’ 긴급재난문자다. 폭염경보가 있으니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들이 자칫 더위로 인해 건강이 악화될 수 있음을 우려한 조치다.

그런데 문제는 전기요금 누진제다.

숨이 턱턱 막히는 35도가 넘는 날씨에도 정부가 경로당에 지원하는 냉방비는 5만원이다.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청구되는 전기요금이 20~3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에어컨까지 마음대로 틀었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다.

▲ 출처 - pixabay

경로당에서 어른신들을 위해 마음껏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비단 규모가 작은 곳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용하는 노인이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또 다른 경로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매일 정해놓은 2~3시간 정도에만 에어컨을 틀고 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에어컨이 설치된 몇 몇 경로당이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다는 점이다. 무더위 쉼터인데, 전기요금 누진제 폭탄 걱정에 무더위 속 쉼터를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이다.

입추가 지났지만 여전히 날씨는 한증막 급의 더위다.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어야 하는 9월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보됐지만, 9월에는 냉방비가 전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심각한 상황이 된다.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은 오늘(10일) 최근 폭염으로 쟁점화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 현행 최고 11.7배에 달하는 누진배율을 1.4배로 완화하는 법안을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1단계의 경우 kWh당 60.7원이나 6단계로 가면 709.5원으로 대폭 높아지지만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최고 단계라도 85원 정도로 크게 낮아진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는 누진제 개편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경보를 보내고, 쉼터로 지정하고 지원금을 주지만 턱없이 부족한 현실. 더워도 에어컨 한 번 제대로 틀지 못하는 상황. 전력문제에 대한 우려로 누진제 개편이 어렵다면 하루빨리 태양열과 같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과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정부는 전력에 대한 이슈는 앞으로 끊이지 않을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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