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0,1,0,1,0,1 ... 세상은 디지털 부호로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한 디지털화 추세속에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는 픽셀을 잘게 쪼개며 고화질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당당히 디지털의 산물 ‘고화질’을 거부하며 커다란 픽셀로 자신만의 세상을 그려나가는 작가가 있다. 바로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이다. 그가 픽셀로 재해석한 우리의 일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날로그적 향수를 불러 모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픽셀 아트의 세계로 빠져보자.

PART 1. 픽셀 아트로 세상을 바라보다.

▲ [사진/주재범 작가 SNS]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픽셀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주재범이라고 합니다.

픽셀아트, 생소한 예술인데 어떤 개념이죠?
- 쉽게 픽셀로 활동하는 아트인데,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로 예술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많이 알고 있는 추억의 게임 ‘슈퍼마리오’ 나 ‘페르시아의 왕자‘와 같은 고전게임 그래픽처럼 해상도가 낮은 ’아트웍‘에 창작활동을 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픽셀아트로 표현된 주재범 작가. [사진/주재범 작가 SNS]

낯설었는데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지는데요. 픽셀아트에 빠져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 사실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올라갈 개인프로필 사진을 어떤 것으로 해두어야 좀 재미있게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 했습니다.많은 고민을 하던 중에 포토샵의 빈 레이어(바둑판 체크무늬) 형태를 보고 아이디어가 딱 떠올랐습니다. 바로 ‘네모, 네모를 이어 ‘픽셀’로 자화상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그것이 저의 픽셀아트를 첫 작품이 되었네요.

개인 프로필을 만들던 것이 작가님만의 예술세계가 되었군요. 어떤 점이 매력이 있던가요?
- 최소한 점의 수로 이미지를 재미있고 감성적으로 표현하다보니 보는 사람들이 공감과 더불어 여러 가지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특히 예전의 게임 등에서 보던 형식의 이미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켰나 봐요. 이렇게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즐거운 반응을 보내주는 것들이 저로 하여금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의 아이디어와 제 작품을 봐주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결합해 좋은 영감으로 다가와, 새로운 작업에 밑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 픽셀아트 '프사' 만들어주기 프로젝트. [사진/주재범 작가 SNS]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라 남다르겠어요. 유달리 자랑스러운 작품이 있나요?
- 전부 다 제게 소중한 작품이지만, 꼽으라면 두 가지를 시선뉴스 독자여러분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픽셀월드’ 시리즈입니다. 저를 비롯해 주변 사람,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픽셀로 재해석하고, 현실에 있는 모든 사물, 장소, 사건 사고들까지도 픽셀아트로 재해석해나가는 작품들입니다.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픽셀아트를 이용해 저만의 ‘픽셀 월드’, 말그대로 하나의 사이버 세상을 만드는 작업인 거죠. 픽셀 자화상을 시작으로 주변사람들을 하나하나 그리고 더 나아가 사건들 하나하나 픽셀아트로 만들어, 먼 훗날 누구나 자신만의 픽셀 자화상 하나쯤 갖고 있는 세상을 만들려는 저의 포부 섞인 작품 활동입니다. 마치 좋은 바이러스처럼 픽셀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셈이죠.

▲ [사진/주재범 작가 SNS]

나중에 정말 자신만의 픽셀 자화상하나씩 갖게 될 것 같은데요! 두 번째는 무엇인가요?
- 네 감사합니다. 하하! 두 번째 자랑하고 싶은 작품은 ‘명화’ 시리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픽셀월드’ 시리즈의 경우는 저의 내적 만족을 채워주는 작업이라면 ‘명화’시리즈 같은 경우는 저의 픽셀아트 활동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게 된 발판이 되었습니다. 명화 시리즈는 말 그대로 유명한 명화들을 픽셀아트로 재해석 하는 작업입니다. 명화시리즈의 첫 작품은 ‘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을 픽셀아트로 작업한 작품입니다.

▲ 픽셀아트로 재탄생한 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 . [사진/주재범 작가 SNS]

픽셀아트로 표현된 빈센트 반고흐의 자화상이라...빈센트 반고흐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 빈센트 반고흐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사에 관해 너무 지식이 없었습니다. 하하하하 그래서 일부러 미술사를 접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죠. 그 일환으로 미술사를 담은 책들을 읽기 시작했어요.

당시 읽었던 책 중, 고흐와 동생 테오가 함께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책인 ‘영혼의 편지’를 읽고 감명 받았습니다. 그냥 고흐의 그림이구나 하며 겉으로만 알았던 그림이 책을 읽고 바라보니 그림을 이해하며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런 영감을 받은 계기로 저는 한창 자화상을 비롯해 주변 인물들을 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화상으로 유명한 고흐처럼 저는 픽셀아트로 자화상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고흐 뿐 아니라 제대로 알지 못했던 명화들을 공부하며 픽셀아트로 작품을 그리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시작한 명화 시리즈 작품들이 해외 잡지사나 언론에 소개가 되면서 ‘픽셀아트’ 주재범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자신의 얼굴이 픽셀아트로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주재범 작가 SNS]

대단해요. 그런데 다소 어려워 보이기도 하는데 픽셀아트 작업과정은 어떠한가요?

- 제가 말을 너무 장황하게 했나요? 하하. 의외로 작업과정은 간단합니다. 먼저 그래픽 프로그램 안에서 최소사이즈의 캔버스에 하나하나 색을 찍어가며 전체적인 그림(그래픽)을 만들면 됩니다. 픽셀 하나하나에 특별한 정성이 들어가면 됩니다.

▲ [사진/주재범 작가 SNS]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합친 ‘디지로그’라는 말이 있다. 주재범 작가에게 ‘픽셀아트’에 대해 들으면 들을수록 이 단어가 떠올랐다. 최첨단을 자랑하듯 내세우는 시대에 오히려 그래픽 프로그램 캔버스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과거의 친숙한 감성을 불어넣는 픽셀아트. 오히려 이러한 픽셀아트가 최첨단 속에서 더욱 대중의 감성과 시선을 사로잡는 듯했다. 다음 시간에는 주재범 작가를 더욱 확대해 그를 구성하는 ‘픽셀’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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