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라는 소절로 시작하는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노래가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고 있다. 어쩌면 인간의 의식이 깨어있는 한 필연적인 이 ‘걱정’을 위로하는 노랫말은 아마도 많은 이에게 공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걱정’은 인간 삶에 원치 않게 침투한다. 세대를 막론하고 걱정은 존재한다. 여섯 살 남짓한 아이의 “동생으로부터 부모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시작해 학교에 들어가서는 성적걱정, 숙제걱정, 친구들과의 관계걱정, 진로걱정. 그리고 성인이 되면 취업걱정, 결혼걱정, 돈 걱정, 부모걱정. 점점 걱정의 무게와 종류는 늘어만 간다.

이렇게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걱정은 정말 심각하면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걱정을 덜기 위해 현대인들은 스스로 걱정을 내려놓으려 애써 보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적당한 걱정은 앞날을 개척하게 하고 삶의 자세에 적당한 무게를 지니게 하지만 걱정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일컬어 “가볍다” “철없다”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걱정은 행복한 삶을 방해가 되는 요소가 분명하기 때문에 취미생활, 음악 등 여러 장치를 이용해 그것에 열중하며 잠시나마 걱정에서 해방되기를 꾸준히 시도한다. 그러한 일환으로 재미있는 문화가 있다. 바로 ‘걱정인형’이다.

최근 M 보험사의 광고가 화제가 되었다. 여러 앙증맞은 인형들이 나와서 “걱정 주세요. 걱정 주세요”라고 노래 부르는 광고이다. 이 광고는 걱정 많은 현대인들의 내면을 공략한 광고로 화제가 되었는데, 이 광고에 등장하는 ‘걱정인형’은 실제 중부 아메리카 ‘과테말라’에서 유래한 하나의 문화이다.

과테말라에서 유래된 이 인형은 과테말라의 역사와 자연환경에서 비롯되었다. 과거 과테말라 원주민들은 지리적 위치상 유럽인들의 숱한 침략을 받았고 많은 인종이 유입되면서 내전도 잦았다. 게다가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해까지 겹치며 과테말라 사람들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걱정이 가득한 상황에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과테말라에서는 이 걱정인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과테말라에서 ‘걱정인형’의 쓰임은 다음과 같다. 부모가 옷가지나 남은 천으로 만든 여러 개의 작은 인형을 작은 천가방이나 나무가방에 넣어 하루하루가 불안했을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밤마다 인형 하나씩을 꺼내 자신의 걱정을 모두 털어놓고 배게 밑에 넣은 후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게 된다.

그렇게 아이가 잠에 들면 부모가 들어와 아이가 걱정을 털어놓은 인형을 꺼내 “네가 털어놓은 걱정은 모두 이 인형이 가져갔단다.”라고 말하며 안쓰러운 아이의 걱정을 보듬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문화를 통해 어른들의 마음 또한 한결 가벼워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걱정인형’ 문화를 통해 과테말라 국민들은 숱한 침략과 내전, 자연재해로부터 불안한 마음과 걱정을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문화가 한 보험사 광고를 통해 국내에도 널리 퍼지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뜻 깊은 선물로 이용되게 되었다.

과테말라에서 걱정이 많았던 과거에 아이들의 두려움은 물론 어른들의 걱정까지도 덜기위해 만들어진 걱정인형. 이 걱정인형의 전파가 빠른 것은 인류의 걱정은 과거며 현재며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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