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19일 미국 미주리 주 세이트루이스에서 자녀가 운영하는 미용용품점에서 일을 봐 주고 있던 부부(70대)는 두 명의 소녀가 붙임머리를 훔치려던 것을 발견했다.

이들 부부는 이 소녀들을 경찰에 신고까지는 하지 않고 그저 주의만 주고 가게에서 내보냈는데, 이 소녀들은 그 후 몇 시간이 지나자 또다시 가게를 찾아왔다. 이에 부부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이 소녀들은 경찰에게 붙잡혔다.

그런데 이 소녀들 중 한 명은 예전에 저지른 범죄가 있어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그녀를 그대로 체포했고 나머지 한 명은 부부의 동의 하에 풀려날 수 있었다.

이쯤 되면 이 부부는 소녀들에게 할 수 있을 만큼 기회를 줬고 이들도 제대로 된 인성이었다면 고맙게 여기고 더는 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풀려난 소녀는 오후 4시 쯤 가게를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가지고 온 권총으로 부부를 쏜 후 도망쳐 버렸다.

▲ 출처/픽사베이

총을 맞은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에 빠졌으며 총을 쏜 소녀는 경찰이 공개 수배를 하자 다음날인 20일 가족과 함께 자수했다.

노부부의 관용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총을 쐈다. 나름 좋은 일을 했지만 결과는 최악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됐을까.

현재 미국의 총기사고는 매우 심각하다.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인 ‘애브리 타운’ 집계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 발생한 17세 미만 미성년자에 의한 총기 사고는 총 57건에 달한다.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만큼 청소년의 손에 닿을 기회도 높다. 우리나라도 미성년자가 담배를 구매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흡연을 하는 미성년자의 비율은 결코 낮지 않다. 어떻게든 손에 닿으면 하게 되는 것이다.

총기는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이 손쉬우며 위력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총기 소지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과 무색하게 총기는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에 더욱 많이 쓰이고 있다.

이번 사건도 소녀가 자신의 친구가 경찰에 붙잡혀 간 것에 대한 분노 조절에 장애를 느껴 한 행동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느꼈던 분노에 비해 결과는 몇 백, 몇 만 배 더 나쁘게 나왔다. 손에 총이 쥐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소녀가 화가 났더라도 총이 없었더라면 가서 욕을 하거나 유리창을 깨는 정도에 불과했을 것이다. 왠 만큼 정신이 불안정하지 않고서는 칼부림 같은 것도 일반인은 하지 못한다. 총은 비교적 멀리서 쉽게 사람을 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 한 무기다.

이 사건에 대해 벨폰타인 네이버스시 경찰서장 제러미 일러는 “좋은 일은 해도 벌을 받는다는 게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력한 무기는 그 무기를 사용했을 때의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만이 써야 한다. 국민의 대부분이 그럴 수 없다면 총기는 규제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좋은 일을 하고도 기분에 의해 목숨이 위협받는다면 제대로 된 사회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