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지윤 에디터/ 디자인 이정선 pro] 16세기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4.26~ 1616.4.23.)의 4대 비극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는 ‘비극’을 통해 인간의 마음이 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정화(catharsis)란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감상함으로써 마음속에 솟아오른 슬픔이나 공포의 기분을 토해내 깨끗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어떤 작품일까.

햄릿(Hamlet)
햄릿은 12세기 덴마크 왕자인 햄릿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삼촌, 클로디어스 왕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햄릿은 복수에 성공하지만, 사랑하는 연인 오필리어와 그녀의 오빠 레어티스를 잃고 자신도 죽게 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비운의 덴마크 왕자 ‘햄릿’의 명대사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삼척동자도 알 정도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문장이다.

오셀로(Othello)
베니스 공화국의 장군 오셀로는 인종과 계층의 한계를 넘어선 인물로, 베니스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그의 신임을 받던 이아고가 캐시오에게 부관자리를 빼앗기자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와 캐시오의 불륜사건을 조작한다. 이아고의 계략에 휘말린 오셀로는 질투에 눈이 멀어 아내를 살해하지만 후에 진실을 알게 되고 수치심에 자결한다. 세간에서 ‘오셀로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의처증·의부증 증상의 유래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리어왕(King Lear)
팔순이 넘은 브리튼의 왕 리어는 고너릴, 리건, 코델리아라는 세 명의 딸이 있다. 왕은 딸들에게 정권을 넘기려하고 고너릴과 리건은 권력을 얻기 위해 왕에게 아첨한다. 왕은 두 딸에게 모든 권력을 넘기지만 욕심 많은 두 딸은 아버지를 버린다. 한편, 너무 솔직하게 아버지를 대한 탓에 아버지의 분노를 샀던 코델리아는 프랑스 왕의 아내가 되어 충신 켄트와 함께 영국을 공격해 아버지를 복권시키려하나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회한에 찬 늙은 아버지가 막내딸의 시신을 안고 오열하며 작품의 막이 내린다.
거짓말에 모든 것을 잃은 리어 왕에게 남기는 ‘바보’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Don't show all you have, don't tell all you know, don't lend all you have, and don't trust all you hear.’(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맥베스(Macbeth)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는 미래가 유망한 자였으나 마녀들의 예언을 믿고 반란을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맥베스의 아내는 그를 한계까지 몰아가며 ‘욕망’을 이루도록 부추긴다.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대로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자라면 그 어느 누구도 겁날 것이 없다’고 자신하지만 결국 달이 차기 전에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태어난 맥더프에 의해 죽게 된다. 4대 비극 중 가장 마법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마녀와 레이디 맥베스 등 ‘여성’ 인물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경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대 비극은 매일 저녁, 울부짖음과 고함소리가 들리는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원조 격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다만 아름다운 언어와 운율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오늘 하루는 텔레비전 전원을 끄고 4대 비극을 펼쳐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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