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만약, 한 채의 집을 지을 때 한 명의 천재 설계사가 만든 설계에 따르는 것과 여러 명의 일반 설계사가 만든 설계에 따르는 것 중 어떤 것을 따르는 것이 집을 더 튼튼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아무리 천재가 여러 상황을 가정하여 설계를 한다고 해도 한 명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다수의 일반 설계사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아 설계하는 것은 그 만큼 물 셀 틈 없는 설계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다수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얻은 능력이 우수한 소수, 혹은 개인의 능력보다 더 올바른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는 주장을 집단 지성(集團知性)이라 한다.
집단 지성은 개미의 습성으로부터 도출된 용어다. 개미 하나하나의 개체는 그렇게 특이한 능력이 없지만 그들이 집단으로서 만들어낸 개미집은 매우 정교하고 거대하다.
집단 지성은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가 자신의 저서 ‘개미:그들의 구조, 발달, 행동’(1910)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획득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 이 집단 지성은 한 개인의 지적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 또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집단 지성을 가장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 곳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1인의 천재가 기업을 바꿀 수 있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내, 외부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분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여러 명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과업을 수행하는 팀제를 적용한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러 의견을 모으는 ‘취합’, 수집된 아이디어 중 최상의 것을 선택하기 위해 기준과 보상을 걸고 경쟁을 유도하는 ‘경연’,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을 따르는 ‘투표’, 여러 의견 중 동의를 많이 얻은 것을 선택하는 ‘합의’ 등이 있다.
그리고 집단 지성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성별, 나이, 직업, 취미, 가치관 등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하고 각각의 개인이 타인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는 독립성을 가져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한 곳에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위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수의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다양성에 기반한 장점들이 모두 사라져 버려 자칫 전체주의에 빠져버릴 위험이 있다. 또한 집단 지성은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참여도가 낮거나 의도적으로 악의를 갖고 행동을 하면 산출물의 질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웹의 발달로 인해 집단 지성의 형태를 띄는 것들을 구축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규모도 다르고 만들기도 쉬워졌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소싱’의 대표격인 지식in이 그 예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방대한 양의 ‘정답’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대답들 중에서 성의 없이, 혹은 근거가 없거나 광고를 위해 한 답변들은 지식in의 퀄리티를 대폭 떨어뜨렸다.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그 어떤 것 보다 항상 옳고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집단 지성. 많은 기업과 국가가 주목을 하는 이유다. 우리 역시 그 구성원에 속하면서 집단 지성의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굳은 심지와 노력과 양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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