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기자, 정유현 인턴] 지난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결론은 조현병에 의한 정신병리적인 행위의 하나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정 났지만, ‘여성 혐오’에 의한 범죄인가를 놓고 사회 곳곳에서 갑론을박이 들끓었다. 일반적 살인범죄가 아닌 사람들이 이를 남녀 차별의 문제로 봤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성차별에 대한 설움과 울분이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닌 전 세계적으로도 성 차별을 경험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여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우에다 치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등의 책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페미니즘 책 중에 남녀차별에 관한 신조어를 양산한 책이 있다. 바로 레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남자들이 여성을 차별하고, 남성우월주의 시각을 갖는 것에 대한 새로운 용어를 제시했는데 그것은 바로 ‘맨스플레인(Mansplain)’이다. 맨스플레인은 Man(남자) + Explain(설명하다) 가 조합된 단어로, 책의 저자는 이것을 ‘남자들이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상식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괜히 가르치려드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써 풀이하고 있다.

▲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책 표지

이 단어는 2010년 <뉴욕타임스>에서 ‘올해의 단어’로 꼽혔으며 2014년에는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사전에 수록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 ‘여자가 울면 3년간 재수가 없다’ 등의 속담을 통해 보듯 유교문화권에 영향을 받아 여성을 비하하고 경시했던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 남녀 차별을 극복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도 맨스플레인(Mansplain)적인 태도를 가진 남성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최근 SNS를 통해서 ‘남성들은 설명충(설명하는 곤충)’이라는 의견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버튼을 누르기도 했는데, 댓글에는 남성들이 ‘오빠가/남성인 내가 설명해줄게’라는 식의 태도로 관계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사례를 우리사회 여성들이 남성들의 맨스플레인(Mansplain)적 태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내고 싶고, 남성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맨스플레인(Mansplain)안에 내재되어 있는 남성 우월주의 인식과 남녀 차별에 관한 문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은 설명하는 존재, 여성은 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서로의 이야기를 동등하게 잘 들으려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남과 여가 만났을 때 상대를 나와 다른 성(性)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한 인격체로서 바라본다면 맨스플레인(Mansplain) 뿐만 아닌 남녀차별의 문제가 극복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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