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방송 프로그램에 불기 시작한 쿡방의 인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쿡방의 인기와 더불어 함께 주목 받고 있는 사람들, 바로 쉐프다.

흔히 주방장이라고 알고 있는 쉐프는 주방의 선장으로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주문, 장소 관리, 메뉴 개발 등 주방의 모든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많은 스타 쉐프 중 중식의 대가이자 아버지의 밥상 같은 느낌을 주는 이연복 쉐프는 쿡방과 함께 떠오르는 쉐프테이너 중 한 사람이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트와이스 멤버 중 대만 출신 쯔위가 이연복의 요리를 먹으며 엄마가 해준 음식 맛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 방송 이후 이연복 쉐프는 SNS를 통해 쯔위에게 “고향 생각이 나면 언제든 오라”며 따뜻한 진심을 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 쯔위에게 진심을 전달한 SNS (출처/이연복 인스타그램)

그의 요리는 맛도 맛이지만 요리를 대접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정성’이 절반이다. 이처럼 이연복 쉐프는 단순히 화려한 기술을 가진 고수가 아니라 요리를 먹는, 자신이 요리를 대접할 사람에 대한 ‘관심’과 ‘관찰’을 제대로 할 줄 아는 고수다. 

화교 출신 부모님 밑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이연복 쉐프는 비싼 학비 탓에 13살부터 주방일을 하기 시작했다. 외할아버지가 중국음식점을 하기도 했고 당시 화교출신 아이들은 중국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자연스런 삶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버지 지인의 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연복 쉐프는 어깨너머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타고난 감이 좋았던 그는 10년 후 22살에 주한 대만대사관 주방장에 최연소 타이틀로 뽑혔다.

▲ 타고난 감이 좋았던 그는 10년 후 22살에 주한 대만대사관 주방장에 최연소 타이틀로 뽑혔다. (출처/이연복 인스타그램)

최연소 주방장이었지만 대사관 주방에는 이연복 쉐프와 설거지 담당 여성 직원 단 2명으로 이뤄진 작은 규모였다. 대사 부부가 매일 먹는 식사라도 요리 6가지에 메인 식사, 디저트로 이어지는 메뉴를 매일 다르게 내야했다. 그렇게 혼자 연구하고 레시피를 바꿔보며 그는 대만대사관에서 일하는 8년 동안 성장해나갔다.

이후 그는 대사관 근무를 접고 1988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갔다. 그에게 일본 생활 10년은 요리에 대한 진정성을 알려준 계기가 된다. 젊은 시절 혈기왕성한 그는 ‘욱’하고 치밀어 오르면 앞뒤 안가리던 불 같은 성격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어느 식당에 가나 이어지는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를 수없이 따라하며 손님에 대한 진정한 감사와 요리사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닮게 된 것이다.

▲그에게 일본 생활 10년은 요리에 대한 진정성을 알려준 계기가 된다. (출처/이연복 인스타그램)

일본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시작한 음식점은 역삼동, 압구정, 평동을 거쳐 현재는 연희동에 자리잡았다. 이연복이 방송으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유명한 음식점이었지만 방송 후 더 인기가 높아져 예약을 해도 2~3달 뒤에나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중식은 가정에서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방송을 통해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쉽고 간단한 요리를 보여준다. 중국식당에서는 자주 시켜먹지만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짬뽕을 칼국수 면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완소짬뽕’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그가 방송에서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재료들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들과 소스로 이뤄져있다.

▲ 그가 젊고 실력 좋은 쉐프들 사이에서도 쟁쟁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세월동안 겪은 경험들과 연륜, 철저한 자기 관리 때문일 것이다(출처/이연복 인스타그램)

그는 냄새을 맡지 못하는 요리사다. 대만대사관 주방장 시절 축농증을 심하게 앓아 대만에서 축농증 수술 후 후각을 잃었다. 후각을 잃은 만큼 미각에 집중하였고 미각을 잃지 않기 위해 담배, 과식이나 폭음 하는 것을 금하는 등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그가 젊고 실력 좋은 쉐프들 사이에서도 쟁쟁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세월동안 겪은 경험들과 연륜, 철저한 자기 관리 때문일 것이다. 중도를 지키며 터주대감처럼 중식을 책임지는 쉐프 이연복. 그의 바람처럼 어려운 음식이라 생각하는 ‘중식’이 가정에서 쉬운 음식, 친숙한 음식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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