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2014년 말, 2015년부터 담배가격이 2000원씩 오른다는 소식에 많은 흡연가들은 담배를 사재기를 하거나 끊는 등 소동이 일어났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금연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금액을 올려버린 것이다.

당시 세수 확보다 뭐다 하면서 말이 많았지만 같은 물건을 사는데 있어서 흡연자들은 갑당 2000원이라는 금액을 더 주고 담배를 사야 했다. 억울한 것은 그 뿐이었다.

하지만 흡연자들에게 또한번 속이 쓰린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알 수도 없었던 담배의 원가가 어렴풋이 보이게 된 것이다.

6일 부산경찰청은 KT&G가 인도로 수출한 담배를 밀수입해 역으로 국내에 유통하려 한 일당을 붙잡아 조사하던 과정에서 시중에서 4500원에 판매하는 ‘에쎄 라이트’의 수출가가 1갑에 391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 이 기회에 담배를 끊는 것은 어떨까?(출처/픽사베이)

그 동안 담배의 가격은 휘발유와 같이 대부분이 세금인 것으로는 알려졌지만 제조 원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알 수 가 없었고 유통마진가와 제조원가를 합쳐 950원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유통경로를 추적하던 중 KT&G가 지난해 10월과 12월에 걸쳐 홍콩 무역상을 통해 인도 면세점에 담배를 수출한 계약서 확보하면서 담배의 제조원가를 추측할 수 있게 됐다.

KT&G와 홍콩 무역상은 500갑에 170달러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1갑에 0.34달러로 우리 돈으로 391원 수준이며 이는 유통마진을 포함해 실제 에쎄 라이트의 제조 원가는 이 가격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단순히 홍콩무역상에 납품하는 가격을 원가라고 쳐서 계산 하더라도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가격은 원가의 1150%가 넘는다. 유통마진을 빼면 이보다 더 큰 차이가 나므로 담배 한 갑을 팔았을 때의 거둬들이는 세금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담뱃값을 올리기 전에 냈던 세금도 엄청났는데 정부는 2000원을 더 올리며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정부가 의도했던 흡연자의 감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어 흡연자들의 부담만 커지고 정부는 10조 이상의 세수를 거둔 효과만 얻었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담배 원가. 정부가 정말로 흡연자를 줄이고 싶었다면, 2000원이라는 가격을 올릴 것이 아니라 담배의 원가를 공개 하는 것이 흡연의 의지를 줄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원래 비싼 기호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추가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정도로 그치지만 담배처럼 매우 저렴한 물건을 엄청난 세금을 붙여 파는 것에 대한 사실을 알았다면 대동강의 물을 자신이 돈을 주고 산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역시 여러 이유로 원가를 공개하지 않기는 했겠지만 세수만 증가하고 금연자가 줄지 않은 현 시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담배 원가까지 드러났으니 흡연자들의 원망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비록 정부나 KT&G의 의도와는 다르게 공개된 담배의 원가. 이번 기회에 흡연자들은 사기를 당했다는 심정으로 담배를 끊는 것은 어떨까? 391원에 불과한 담배를 4500원에 사야 하는 불합리함을 금연 의지의 도구로 사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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