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하루에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할까? 대한민국 국민 중 (입 밖으로가 아니더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아마 남녀노소 불문하고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말은 시대가 지날수록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아닐 듯싶다.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일 수도 있으며 가정적인 문제일 수 도 있겠지만, 그 중 경제적인 문제가 먹기 살기 힘든 현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서민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고 있지만 외식물가 상승률은 2% 중반을 기록했다. 특히 소주와 김밥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그 중 올해 2분기 외식품목 38개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외식 소줏값으로 1년 전보다 12.5% 상승했다. 소줏값은 1분기(1∼3월)에도 10.7%나 뛰어 전체 외식품목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는데, 2분기 연속 외식 품목 물가 상승률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이 오른 품목은 김밥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올랐다. 그 외 외식 쇠고기 값, 외식 생선회는 각각 4.8%씩 올라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점은 김밥 외에도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외식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외식 라면값은 3.6% 올라 물가 상승 품목 상위 8번째 자리에 올랐고 짬뽕(3.5%), 자장면(3.4%), 떡볶이(3.4%) 등도 차례로 9∼11위를 차지했다.

반면 1년 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것은 학교급식비(-2.2%), 국산차(-0.1%) 등 2개 품목뿐이었다. 0%대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스파게티(0.7%), 치킨(0.3%)을 비롯해 6개 품목에 불과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2014년 4분기(10∼12월) 이후 7분기 연속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 이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경기엔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지기도 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에 쇠고기 등 식재료 가격이 인상됐고 인건비가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저유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계자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의 수요가 많아졌다는 점이며, 둘째는 과거와 달리 경기가 어려움에도 외식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여기서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은 1인가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또한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외식비가 늘어났다는 것 역시 1인가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2인 가구 미만이 실제로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는 것은 외식을 하는 비용보다 많이 소요되는 경우들이 많다. 때문에 1인가구가 늘어날수록 요리를 해 먹는 수보다 외식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갈수록 먹고살기 어려워지는 세상. 외식 음식으로 김밥과 소주 말고 건강에 더 좋고 풍부한 음식이 선택되고, 1인가구도 부담 없이 집밥을 해 먹을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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