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무속인 전모(38, 남)씨는 지난해 10월 무속인 장모(46, 여)씨를 만났다. 이들은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은 같은 무속인끼리 만나야 한다는 속설로 인해 가까워질 수 있었고 전씨는 장씨를 돕는 보조로 일을 돕게 되었다.

전씨는 장씨의 굿을 할 때 필요한 도구를 챙기느라 장씨의 집에 자주 출입하였고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같이 일을 하게 되면서 이들은 종종 다퉜고 감정은 조금씩 쌓였다. 지난 26일 이들은 또 다투게 되었고 전시는 다음날 오후 9시쯤 술을 마시고 홧김에 장씨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마침 장씨는 집에 없었고 전씨는 우연히 옷걸이에 걸려있던 옷을 건드렸다.

▲ 굿판(출처/위키피디아)

그런데 그 옷에서 현금 700만원이 든 봉투가 떨어졌고 전씨 그 봉투를 가지고 그대로 달아났다.

장씨는 다음날 옷에 넣었던 돈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였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장씨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하였고 장씨가 사는 12층에 내렸다가 15분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는 전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인이 누군지를 알아낸 상황, 장씨는 연락이 끊겼던 전씨와 어렵게 만나자는 약속을 할 수 있었고 만남의 자리에서 경찰은 전씨를 검거했으며 30일, 전씨를 침입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는 경찰에게 "장씨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었고 술에 취하기도 해 순간 홧김에 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신내림을 받은 사람들끼리 만나야 한다는 속설로 시작된 이들의 인연. 하지만 신에게 굿을 펼쳐 받은 돈을 같은 무속인이,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훔쳐갈 줄은 누가 알았을까? 이들에게 내렸던 신은 왜 자신들이 이런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것은 가르쳐 주지 못했을까?

중이 제 머리 깎지 못 한다고 무속인이 자신의 미래를 점치지 못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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