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출산율 1.24명(2016년 기준)의 시대. 바야흐로 어린이가 귀한 시대가 왔다. 결혼연령이 갈수록 늦어지고, 맞벌이에 따른 아이 기피 현상과 환경변화에 따른 불임률 증가가 그 원인이다.

이처럼 아이들이 귀해지다보니 집안에 아이가 생기면 온 집안사람들이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있다. 이를 빗댄 말이 바로 ‘원 차일드 에잇 포켓(one child eight pocket)’이란 단어다. 원 차일드 에잇 포켓이란 한 명의 아이와 8개의 지갑을 뜻하는 것으로 부모 외에도 조부모와 미혼의 삼촌, 이모들이 한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을 일컫는다.

▲ 출처/ 영화 소꿉놀이 캡처

원 차일드 에잇 포켓현상은 유아동 시장의 급성장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아용품 시장이 2009년 1조2천억원에서 지난해 2조4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유통업계에서는 VIP가 아닌 VVIB(Very Very Important Baby)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일단 근본적으로는 비혼과 만혼으로 인한 저출산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몇 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 자녀 육아프로그램’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스타 자녀 육아프로그램’속 유명 스타들이 조카의 베이비시터를 자청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이를 접한 시청자들도 이에 동조하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조사에서 우리나라 인구가 현재 3704만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100년에는 2,963만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계속 저출산 현상이 심화된다면 아이가 더 귀해지면서 앞으로도 원 차일드 에잇 포켓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원 차일드 에잇 포켓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 중국의 경우 소황제들의 양산이 사회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979년 덩샤오핑의 1가구 1자녀 정책 실시 이후 태어난 외동자녀를 뜻하는 ‘소황제’는 중국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일례로 중국의 소황제들 26%이상은 중국 군대 훈련을 피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일부는 마음대로 부대를 이탈하는 등 사회규범을 무시하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한다.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받은 소황제들이 이기주의적인 태도로 중국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사례가 시사하는 것처럼, 원 차일드 에잇 포켓현상이 만든 소황제들이 ‘안하무인’ 태도를 지니는 말썽꾸러기로 자라지 않도록 올바른 교육과 훈육이 중요시 될 것이다.

수가 줄어드는 개체는 귀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그 귀함이 과하면 오히려 대상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사랑과 관심은 좋지만 지나친 사랑이 인격 형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지 않도록 부모와 가족들의 현명한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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