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최근 영화 곡성이 700만 관객 돌파를 내다보며 연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전 결말, 토속신앙에 근거한 신비로운 분위기,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곡성의 인기비결로 꼽히는 가운데, 영화 곡성이 ‘맥거핀의 끝판 영화’라는 영화 평론가들의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스포의 우려가 있어 영화 곡성의 어떤 부분이 맥거핀인지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맥거핀의 정의가 ‘관객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임을 대입해보면 곡성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영화라는 결론이 나온다.

영화 곡성의 사례처럼 맥거핀은 시청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한 미끼로 영화, 드라마 등에서 자주 사용된다. 최근 이 맥거핀을 잘 활용해 대중적인 인기를 끈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드라마는 tvN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 물이다.

▲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아 보였지만...(출처/영화 곡성)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남편이 누구일지를 두고 다양한 맥거핀을 통해 매회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비록 남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사건이나 물건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러기에 맥거핀 고유의 충실한 기능이 발휘됐다는 평이다.

그렇다면 맥거핀이란 단어의 유래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맥거핀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미스터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다. 그에 따르면 맥거핀이란 용어는 스코틀랜드의 농담에서 따 왔다고 한다. 그가 밝힌 농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두 남자가 스코틀랜드로 기차를 타고 가는데 한 사람이 “선반 위에 있는 저 꾸러미는 뭡니까?”라고 물었다. 다른 한 사람이 “아 저거요. 맥거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맥거핀이라뇨?”라고 의아하게 묻는 사내에게 다른 사내는 “그건 스코틀랜드 고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장치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상대편 남자는 “이상한 일이군요. 스코틀랜드 고지대에는 사자가 없는데요?”라고 대꾸했다. “아, 그래요. 그럼 맥거핀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군요.” >>

이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 맥거핀은 사건이나 이야기 전개에 연관성이 없고 별다른 의미도 없지만 관객의 미끼로 이용되는 장치를 뜻한다.

그런데 영화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되는 맥거핀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터넷 사이트 기사들에 붙는 선정적인 제목들이다. 포털 사이트에 우리 눈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제목들은 우리의 클릭을 이끌어내지만 막상 들어가서 보면 별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맥거핀을 잘 활용하는 기자의 속임수인 것이다.

맥거핀에 속은 사람들은 다소 상실감과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맥거핀의 진정한 매력은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발하다가 상실감와 실망감으로 이어지는 ‘조였다 풀기’기법에 있다. 즉 맥거핀이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고단수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앞으로도 맥거핀은 영화, 드라마에서 스토리 전개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마케팅 산업 등 사람들의 관심을 원하는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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