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정유현 인턴/디자인 이연선 pro] 지난달 22일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20대 여교사가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을 ‘멘붕’사태로 빠뜨린 이 상황에서 오히려 피해 여교사의 침착한 대처는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가능한 한 24시간 내에 경찰이나 여성긴급상담소에 신고해야 합니다. 정신이 없어 소개하는 모든 매뉴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위 기관들이 친절하게 상담과 대응 방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또 친구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곳에 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폭력을 당했거나 그런 느낌이 든다면 절대 샤워를 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성폭행 응급 키트 등이 준비된 병원에 가는 것이 좋으며, 임신 예방 등을 위해 응급 피임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또 성병 검사를 실시해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의 다수는 성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성병이 옮을 경우 향후 결혼생활이나 남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미리 병원에서 예방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전까지 성폭행의 모든 증거를 보관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진술에서도 피해자가 사건 당시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는 진술의 일관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피해 당시 입은 옷을 그대로 입은 것이 가장 좋으나, 벗었다면 옷과 소지품은 습기가 차서 증거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이나 비닐봉투가 아닌 종이봉투에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피해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 당시 주변 간판이나 건물 모양, 가해자의 생김새나 입고 있었던 옷 등 기억하는 내용을 기록해 놓아야 증거 확보에 유리합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력을 당한 느낌이 든다면, 준강간 혹은 준강제추행의 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준강간이나 준강제추행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억이 날 때마다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본인이 술을 마셔 만취한 상태라고 하여도 성폭행을 당했다면, 가해자의 잘못이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따라서 사고 발생당시 정황 등을 기억나는 대로 다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경찰 조사를 받을 때부터 피해자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것인지 물어봅니다. 훗날 사선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일단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여성 피해자들은 대체로 여성 변호사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데요. 여성 변호사들을 기다리다가 사건 수사가 늦어질 수도 있으므로 일단은 남성 변호사라도 배정을 받고 차후에 변경하는 것이 빠른 수사에 도움이 됩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주변 지인이 성폭행 가해자인 경우가 무려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가해자가 지인이라면, 전화나 메신저 등을 차단하지 말고 받는 대로 캡처하거나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훗날 증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인 사이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가해자가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혹 만나게 될 때는 경찰과 동행하는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의 상당수는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쉬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치심은 가해자가 느껴야 할 몫이며 피해자는 단지 피해자일 뿐입니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 대처방법을 잘 숙지하여 만에 하나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해 가해자가 죗값을 치를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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