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정유현 인턴/디자인 이정선pro] 알파벳에서 가장 마지막 글자인 Z. 그런데 알파벳을 거꾸로 쓰면 가장 마지막을 뜻하는 이 알파벳 Z가 가장 첫 글자가 된다. 쓰는 방향에 따라 가장 먼저 놓일 수도 있는 마지막 알파벳 Z처럼, 가장 어리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를 주도해 나갈 Z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Z세대란 정확히 누구를 의미하는 것일까?

Z세대란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세대 분류와 관련 여러 기준이 있지만 대개 통념적으로 1965년~1979년 사이 출생한 사람들을 X세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을 Y세대로 칭하고 있다. 이에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을 알파벳 Y의 다음 글자인 Z를 따 Z세대라 명명한 것이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2020년이면 전 세계 노동인구 중 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12%가 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세계대전 시대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기여할 비율은 약 17%로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데, Z세대의 영향력은 X, Y세대 그리고 베이비부머를 넘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Z세대는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몇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라는 점이 가장 특징적이다.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 등의 정보기술이 매우 활성화 된 시기에서 자라났다. 때문에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전자기기에 능숙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79%가 전자 기기 사용이 불가능할 때 불안감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한다. 또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이 고립될까 초조해하는 이들의 특성은 SNS를 통한 광고와 입소문 등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으로 대변돼 나타난다.

둘째, 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느슨하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각종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고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Z세대는 온라인으로 친구 맺기, 팔로잉 등을 통해 넓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넓은 인간관계의 배경이 학력과 인맥이 아닌 취향이라는 것이다. SNS에서 해시태그를 십분 활용하는 Z세대는,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함께 공유하는 데 관심이 많다. 과거 세대는 학력과 인맥이 인간관계의 주가 되었다면, Z세대는 취향을 통해 맺어지는 인간관계를 특징으로 하며 느슨하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셋째, 멀티태스킹에는 능하지만 장시간 집중하지 못한다. 또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를 좋아한다. 다양한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태어난 Z세대는 TV, 휴대폰, 랩탑, 데스크탑, MP3 플레이어 등 여러 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하지만 초반 주의 집중도는 매우 높은 반면 지속 기간은 짧은 편이다. Z세대가 멀티태스킹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한꺼번에 습득할 수 있었던 데엔 텍스트를 통한 정독이 아닌 감각적인 이미지와 영상이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Z세대는 감각적이고 이미지화된 영상물에 예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넷째, 실용적인 성향이 강하다. Z세대는 이들의 부모님이 IMF, 금융위기 등 위기 환경에 노출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낸 《트렌드 코리아 2016》에 따르면 Z세대는 돈은 적게 쓰지만 만족은 크게 얻으려고 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반품된 상품을 40~70% 할인하는 리퍼브(refurb) 매장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B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Z세대를 소비주체로 생각하는 기업들은 어떤 점에 주력해 마케팅 해야 할까?

먼저, 디지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Z세대를 유혹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디지털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전자기기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전체 소비액의 50%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게임기와 새로운 핸드폰, 새로운 가전매체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Z세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들의 발전이 필요하다.

둘째, SNS를 통한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SNS정보를 수시로 접하는 Z세대를 공략하려면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및 다양한 매체를 통해 파급력을 증가시켜야 한다. 특히 이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의 주체에서 소셜미디어를 만드는 제작자도 겸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 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반인'을 우리는 ‘인플루엔서’라고 하는데, 실제 소비자이 자신이 써본 제품을 적극적으로 블로그나 SNS를 통해 광고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홍보해 줄 수 있는 ‘인플루엔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많이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셋째, 장시간 집중을 요하는 텍스트보다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문구와 영상이 필요하다. 동영상 서비스 등을 통해 1분 이내의 짧은 TV광고처럼 짧지만 확실한 문구와 내용을 기획해야 한다. 또 실제 하는 장소에 가지 못하더라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구현해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VR과 같은 신기술도 많은 인기를 끌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정직하게 기술을 만들고,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Z세대는 한 가지 물건을 구매할 때도 검색과 분석을 통한 제품의 품질 및 후기에 관심이 많다. 결국 광고만 그럴듯한 제품은 다 탄로 나게 되어 있으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은 달콤한 광고도 중요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성능과 기술을 향상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과거 70년대까지만 해도, 한 가정의 아이들이 3-4명은 기본이 되었기 때문에 개개인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못했다. 그러나 ‘둘만 나아 잘 기르자’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태어난 Z세대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뚜렷한 개성과 주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특징과 수요를 파악하는 것은 이들을 소비주체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사회의 수요 주체로서, 그리고 사회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 성장할 이들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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