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것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들이 가진 속성이 짧은 시간 내에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내에 변하는 속성으로 인해 인기를 얻은 것들은 그 속성이 변하고 나면 금방 질리곤 한다.

그리고 여기 25년간 우리의 곁을 지켜온 존재가 있다. 바로 KBS 1TV <아침마당>이다. 1991년 5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아침마당’은 25년 째 매일 아침 8시 25분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지금의 <아침마당> 형식은 1991년 6월 아나운서 이금희가 MC로 합류하면서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또한 이금희 아나운서는 <아침마당>의 25년 중 17년을 함께 해오면서 명실상부 <아침마당>의 안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 출처 / kbs 아침마당 홈페이지

25년 동안 같은 시간에 시청자들을 찾아온 <아침마당>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방송프로그램의 의미를 넘어선다. 91년부터 시작된 ‘부부탐구’ 코너는 특히 주부들에게는 굉장히 속 시원한 해방구였다. 90년대만 하더라도 당시에는 안방의 일을 방송에서 말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아침마당의 ‘부부탐구’ 코너는 그런 주부들의 답답한 마음을 방송을 통해 해결해줬다. 또 아침마당에서 나오는 방송 내용들로 인해 실제로 당시 여성에게 불리했던 민법, 가정법들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이처럼 아침마당은 단순히 시청자들의 시간을 재미있게 채워주는 역할을 벗어나 주부들의 의견들을 모아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고 이 사회를 변화시켜나갔다.

<아침마당>이 사랑받은 이유는 바로 ‘진정성’때문이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힘들고 답답해도 털어놓을 곳 없던 주부들이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과 진행자들이 보여준 진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힘들고 아픈 사연에 함께 눈물을 흘리며 공감할 수 있는 진행자와 그러한 문제를 사회에 드러내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현재의 방송시장은 무한 경쟁 시장이다. 케이블TV, 종합편성 채널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아날로그 시대에 비해 채널수도 훨씬 늘어나게 됐다.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송 프로그램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이 이목을 쉽게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서는 <아침마당>이 보여준 진정성처럼 그 프로그램 속에 변치하는 지향점이 필요하다. 25년간 우리의 곁을 지켜온 <아침마당>이 앞으로도 주부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오래도록 남아있길, 그리고 <아침마당>과 같이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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