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지난 5월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리나라 중환자실 적정성평가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우리나라 263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얼마큼 종합병원급 이상의 중환자실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첫 평가인 만큼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1등급은 받은 기관은 전체의 4.2%에 불과한 11개 병원이었다.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란 무엇이고, 어떤 병원이 1등급을 받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 평가목적 : 우리나라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병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함

● 평가대상 :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중환자실 입원 진료 분으로, 10건 미만인 기관 등을 제외한 총 266기관·37,577건 (상급종합병원* 43기관, 종합병원 223기관)
*상급종합병원이란 종합병원 중에서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을 일컫는 말로, 종합병원보다 상위계층에 속한다. 흔히 대학병원과 혼용돼 쓰이기도 하는데, 대학병원은 의료기관을 구분하는 명칭이 아니며 단지 대학재단과 함께 운영되는 병원을 일컫는 말로, 대학병원에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모두가 속할 수 있다.

● 평가지표와 그에 따른 결과 : 인력·시설·장비 등 구조부분과 중환자를 진료하는데 필요한 기본과정들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는지를 보는 진료과정, 그에 따른 진료결과로 나눠 총 7개 평가지표로 구성

1. 구조부분 : 전담의사와 간호사가 보는 1인 당 환자 수. 필요한 전문장비나 시설유무. 표준화된 진료지침이나 프로토콜 유무
-결과 :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병상 수는 평균 44.7병상(상급종합병원 40.4병상, 종합병원 48.9병상)이었으며, 간호사 1인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평균 3~4명 정도였다. 또한 표준화된 진료지침과 프로토콜은 상급종합병원은 대부분 모두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종합병원은 평균 3종을 구비하고 있었다.

2. 진료과정 :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인공호흡기 착용 등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에게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요법) 실시 환자비율, 표준화사망률(연간 실제 사망자수와 중증도에 따라 계산된 연간 예측 사망자수의 비율) 평가 유무.
-결과 : 심부정맥 혈전증은 기관 당 환자의 72.3%에서 항응고제 투여 등의 예방요법이 실시되고 있었다. 표준화사망률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은 122개소(46%)로 나타났으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평가유무는 95.3%에 달했으나 종합병원의 평가유무는 36.5%에 불과했다.

3. 진료결과 : 48시간 이내 중환자실에 재 입실한 환자의 비율
-결과 :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갔다가 48시간 이내에 중환자실 재 입실한 환자 비율은 평균 1.3%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큰 차이는 없었다.

위 기준에 따른 평가결과 평균 점수는 58.2점이고, 상급종합병원은 89.2점, 종합병원은 52.1점으로 나왔다. 이 점수를 바탕으로 평가대상 의료기관을 5등급으로 구분했으며, 1등급은 11기관, 2등급 64기관, 3등급 52기관, 4등급 90기관이다. 5등급 44기관이 선정됐다.

● 1등급 의료기관 목록  
위 7가지 지표를 평가해 종합점수 100점 만점 중 95점 이상인 곳만 1등급으로 선정했는데, 11기관은 아래와 같다.

-서울지역 : 7개 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으로 강북삼성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의과대학부속 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재단 서울아산병원,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이다.

-경기지역 : 상급종합병원인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선정됐다.

-경상지역 : 상급종합병원으로는 부산대학교병원, 종합병원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이 선정됐다.

●향후 전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차 평가는 중환자실의 질적 수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학회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면서 지표 등을 개선·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기관에게도 맞춤형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중환자실. 사람을 구한다는 윤리적인 측면 외에도 선진화된 의료시설을 검증할 수 있는, 사회구조의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올해부터 시작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생명을 더 살릴 수 있음은 물론,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이 더욱 선진화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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