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로봇의 발전은 어디까지 일까. 아니 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로봇의 발전을 과소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 불황으로 인간의 취업률은 낮아지고 실업률까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로봇의 취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십 수 년 전 영화 속에서만 보던 일이 이제 내 옆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나를 도와줄 것 같은 로봇이 나를 무능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로봇이 인간의 노동 대체재로 주목받는 데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로봇의 인지 능력의 향상이 한 몫하며, 수익창출의 한계를 느끼는 기업이 관심 갖고 있어 로봇의 취직률은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플리커

실제로 지난 26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 제조 납품업체인 폭스콘은 6만여 명의 제조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 제조공정에 로봇 자동화가 도입된 것이다. 폭스콘 제조공장은 이런 로봇 생산시스템 도입으로 총 11만 명의 제조인력을 5만 명으로 감축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폭스콘을 포함한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에서도 로봇 도입을 검토‧계획 중이라고 한다.

세계 2위의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아디다스 역시 내년부터 독일에서 로봇을 이용한 운동화 대량생산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동안 생산거점으로 활용해온 아시아 지역의 인건비 상승으로 아디다스는 로봇 도입을 결정했고, 아울러 로봇생산의 경쟁력이 충분히 향상됐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소비시장에 가까운 곳에서 대량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물건을 대량으로 만드는 공장 뿐 아니라 피자가게나 패스트푸드처럼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서비스의 분야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올해 연말부터 아시아 지역 피자헛 매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 로봇이 계산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퍼는 피자 주문에서부터 피자 값을 계산하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게 되고, 페퍼가 더 놀라운 점은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인식하고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로봇이라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는 수천 대의 페퍼가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인간의 영역으로만 느껴졌던 공간에 ‘기계’가 등장하면서 인간은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실직을 맛보아야 했다. 인간의 노동력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기계는 결국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 큰 주축이 되었고, 이제는 기계가 없이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 세계는 그 기계에 인간의 고유영역이라고 판단되던 감정과 인식이 부여됐고, 마치 영화처럼 로봇은 그 일을 잘 수행해 나가고 있다.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읽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정작 로봇에게는 감정이 없어 인간은 로봇을 판단할 수 없다.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으로 세계 시장의 판도는 또 한 번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로봇을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도 인간이기에 로봇이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가정들은 과도한 오해와 우려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일부의 인간이 될 것이기에, 인간세계의 양분화와 계급화는 더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의 상용화에 대해서 ‘논의’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인공지능 로봇에 지배당하는 국가가 아닌 지배할 수 있는, 적어도 동등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작지만 강한나라’라고 외치는 것이 대한민국 아닌가. 어쩌면 정말 작지만 강하게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매개채가 인공지능 로봇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반짝’ 높아졌다. 하지만 또다시 그 이야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실직하는 인간 세계에 취직하는 로봇의 세계를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지는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는 우리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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