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20일 오후 부산 강서구 3호선 지하철의 출발역인 대저역에서 특정인을 언급하며 1호차로 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당시 지하철을 탄 승객 A(45)씨는 이 방송 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3명이 1호차로 향하고 곧 기관사 B(50)씨가 이 여성들을 운전실로 데리고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이에 놀라 곧바로 부산교통공사 콜센터에 “여자 3명을 태우고 기관사가 운전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라며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콜센터에서는 A씨에게 “여자들은 기관사의 자녀고 집에 가져다줄 것이 있어서 운전실로 불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전화 연락을 했지만 A씨는 수많은 지하철 승객의 목숨과 안전이 걸린 문제인데 콜센터가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분노했다.

▲ 부산 지하철(출처/부산교통공사)

이에 부산교통공사 고객실은 최근 동료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어 안심을 시키기 위해 딸 2명과 친구를 체험 시킨 것이다. 다만 사전 허가를 받아야 외부인이 운전실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해명했다. 또한 B씨 역시 실수를 인정하고 있고 조사 후 징계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많은 인원을 태우고 운행되는 지하철. 지하철은 한 번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운전실은 철저히 통제가 되는 구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씨는 용도가 어찌 되었건 개인적인 이유로 운전실에 허가되지 않은 인원을 출입시켰다.

이 사건이 인터넷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딸을 안심시키려고 한 행동을 꼭 신고까지 해야 했나”, “징계는 너무한 처사”, “신고한 사람은 관심종자”라며 B씨를 두둔하고 신고자인 A씨를 비난하는 댓글을 남겼다.

동료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다른 사람이 아닌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행동이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봐줘’야 한다는 심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그렇게 도의적으로 용서를 하기에는 그렇게 간단하고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전철은 복잡한 선로가 교차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달리는 것을 멈추는 일이 거의 없는 교통수단이다. 이 상황에서 기관사의 판단 오류나 실수는 전철이 안전을 위한 어떤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교통수단이긴 하지만 지난 1994년, 비행기 조종석에 자신의 16살이 된 아들을 앉힌 조종사로 인해 비행기가 추락하여 승객과 승무원 75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종사는 오랜 기간 비행을 했던 베테랑이었지만 아들을 앉혀 놓은 상태에서 자동조종장치가 해제 됐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해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이렇듯 많은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실수는 자칫 대형사고로 발전 할 수 있다. 때문에 경력이 많든 적든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사고는 결코 큰 실수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실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A씨의 신고정신은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행위이며 오히려 이를 지적하는 행위는 잠깐만 생각해 보면 매우 잘 못 된 행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