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6.25 한국전쟁이 어느 덧 66주년을 맞았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의 상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간접적으로나마 한국전쟁을 경험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제작되어 왔다. 다가올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3편을 소개한다.

▲ [사진 / 영화 '태극기휘날리며' 스틸컷]

1. 태극기 휘날리며 (2003, 145분)
감독 : 강제규 | 출연 : 장동건, 원빈, 이은주
한국 사람들에게 6.25전쟁이란 키워드를 주고 떠오르는 영화를 적으라고 한다면, 천만 관객의 주인공 ‘태극기 휘날리며’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의 대표 미남배우 장동건과 원빈이 출연해 많은 눈길을 끌었던 영화이다. 특히 극 후반부에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변절해 북한 군 깃발부대 대장이 된 장동건이 전쟁터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원빈)을 만나게 되자, 다시 북한군에게 총을 쏘는 모습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이다. 한국전쟁을 일컬어 ‘형제간의 전쟁’이라고 상징적으로 부르는데 그 전쟁의 참혹함을 거시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인간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간애와 가족애까지 동시에 조명한 작품이다.

▲ [사진 / 영화 '고지전' 스틸컷]

2. 고지전 (2011, 133분)
감독 : 장훈 | 출연 : 신하균, 고수, 이제훈, 류승수, 고창석, 류승룡, 김옥빈, 조진웅 등
영화 ‘고지전’은 6.25전쟁 후반 영토를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했던 전투지였던 3.8선 부근의 ‘백마고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백마고지’에서의 전투는 10일 동안 24번이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었을 정도로 6.25 전쟁 중 피바람이 거세었던 장소인데, 영화는 이렇게 고지가 많이 바뀌게 된 원인이 남/북한 군인들의 양보에 의한 것이었다는 모티브에서 시작한다. 실제로 총, 칼을 들고 서로를 죽이려고 하기 보다는 전쟁을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 명의 사상자라도 줄이기 위해 서로 양보를 한 것이다. 그 안에서 남/북 군사들의 우정이 싹 트게 되는데, “우린 빨갱이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전쟁이랑 싸우는 거야”라는 말을 통해서 전쟁의 목적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게 되는 영화이다. 연기파 배우 신하균과 고수 이외에도 고창석과 류승룡, 이제훈이 나오는데, 그 당시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이들의 지금 인기가 결코 ‘한 방’이 아니었다는 것을 연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스틸컷]

3. 공동경비구역 JSA (2000, 110분)
감독 : 박찬욱 | 출연 :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앞서 ‘태극기 휘날리며’와 ‘고지전’에서 피바람 나는 전쟁터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면, 공동경비구역 JSA는 6.25전쟁의 휴전으로 인해 생긴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 판문점의 생활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한과 북한의 군사들이 감정을 공유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분단된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인간애까지는 분단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영화다. 특히, 밤이면 선을 넘어 남북한 군사가 만나 음식을 나눠 먹고 선물을 나누는 모습은 일반인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새롭고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병헌, 이영애, 신하균의 16년 전 모습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이다.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잔인하고 시끄러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6.25전쟁의 아쉬운 결과를 그린 공동경비구역 JSA를 추천한다.

위 영화들은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인정을 받아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호국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 영화를 통해 그 참상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순국선열들의 영혼을 기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 시절의 아픔을 되새기면서 전쟁과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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