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

[앵커]
파격과 신선함 한국화랑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어울리게 만든 주인공이 있습니다. 오늘 박진아의 인사이드쇼에서는 김현정작가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정말 미인이세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네 오늘 김현정 작가의 작품 이야기 그리고 김현정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내숭이야기라는 작품을 빼 놓을 수가 없죠. 내숭이야기라는 김현정 작가의 작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내숭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많이 질문 받으셨죠?

[인터뷰]
일단 내숭이야기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합니다. 가끔 한복을 입고 오토바이도 타고 햄버거를 먹고 짜장면도 먹고 역기도 들고 우리의 삶이 담겨있는대요. 한복을 입고 있는 여자가 있는 동양화 그림이에요. 이렇게 제가 그리게 된 계기는요. 제가 어릴 때부터 참 한복을 좋아했습니다. 한복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재를 선택하게 된 경향도 있지만 우선 내숭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는 사실 오늘도 여기와 잘 맞지만 시선이라는 단어랑 맞는 주제라고 생각 했거든요. 근데 시선이야기 이러면 너무 무겁잖아요. 저는 위트있고 재미있고 발랄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선 내숭이라는 단어로 대체해 보면 어떨까라고 해서 내숭시리즈라는 작업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풍속도. 21세기의 풍속화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대요. 풍속화 그린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앵커]
그런데 사실 일각에서는 그런 말이 있잖아요. 꼭 여성을 그렇게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느냐.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의견들도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그게 참 그렇죠. 제가 딱 설명 안 드린 점은 되게 담았죠. 어떻게 보면 어떤 분들은 닮았어요 더 예쁘게 그렸는데요. 이렇게 얘기해 주시고 그러는데요 그런데 이제 자화상이고 제 이야기다 보니까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었어요. 솔직하게 그것도. 제가 특히 이제 가장 이슈가 됐었던 작업 중에서 [아차(我差)]라는 작업이 있었는데요. 라면을 빨간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먹고 있어요. 그리고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명품가방 위에 커피가 쏟아지고 있는 그림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바로 그게 저였어요. 왜냐하면 제가 작업실에서 라면을 참 많이 먹거든요. 부르스타 라는게 꼭 필요해요. 어떤 재료를 끓여야 돼서 부르스타에 재료도 끓이지만 제가 저기에 라면도 끓여 먹습니다. 그런데 라면이 참 착하기도 하고 빠르기도 해서 많이 먹지만 친구들과 수다 떨때는 저는 꼭 커피숍을 가거든요. 가장 완벽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다보니 이게 가격면에서 굉장히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어요. 프리미엄 라면이라고 해도 1500원 정도 밖에 안 하는데 커피는 사실 그 몇 배 잖아요.

[앵커]
요즘은 밥 보다도 비싸죠.

[인터뷰]
디저트가 더 비싸다. 이런 생각을 해서 아 이걸 표현해 보자라고 해서 아차라고 명을 했고. 한자로는 나 아에 모자를 차자를 썼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작업이었고 이게 한국의 여성을 비하하겠다 이런 것 보다 제 스스로 반성하는 그런 그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당구장에서 있는 그 그림도 굉장히 인상적 이었거든요? 자화상이라고 한다면 실제로 그렇게 당구를 자주 치러가시는 건가요?

[인터뷰]
제가 당구를 잘은 못 칩니다만 폼은 참 잘 잡습니다.

[앵커]
그림 속에서도 포즈가 예사롭지 않던데 실제로 다 경험을 해보고 그림으로 옮기시는 거죠?

[인터뷰]
네 저는 이제 사실은 모델을 고용을 하거나 사진만 보고서 그림을 그린 다면 더 빨리 더 편하게 그릴텐데, 일단 느껴야지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해서 이제 실내 암벽등반하는 그림도 제가 암벽등반을 실제로 했어요. 그렇다 라든가 오토바이도 실제로 타고 이런걸 모두 다 완벽하게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

[앵커]
그렇다면 또 이걸 빠트릴 수가 없죠. 보면 한복이 거의 누드로 만들어 져 있는데, 실제로는 누드한복이 아니란 말입니다. 왜 누드로 표현을 하신거죠?

[인터뷰]
저는 이제 그건 내숭이라는 주제와 가까운 건데요. 저는 내숭이 정말 사랑스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좀 거짓말에 가까운 거잖아요. 저 배가 불러서 안 먹을래요 이랬는데 꼬르륵 소리가 나고 이런 개념이지만 그럴 때 “왜 거짓말을 하지?” 이런게 아니라 “어머 귀여워”이런 느낌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넓은 치마폭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걸 한 번 재미있게 풀어보자는 생각에 인물의 실루엣을 표현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가 간혹 아까 말씀 드린 비판적인 시각까지 굳이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런 생각이 좀 드네요.

[인터뷰]
그렇죠. 그건 이제 사실 시각에 따라 굉장히 다양할 것 같아요.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고 또 재미있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근데 사실 그건 온전히 관람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시각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반응도 굉장히 다를 것 같아요. 남자들의 반응 또 여자들의 반응 특히 여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궁금하거든요? 어떤가요?

 

[인터뷰]
여성분들이 제가 이제 페이스북을 하는데요. 거기에 보면 성 비율이 굉장히 잘 나와 있어요. 여성분이 75% 좋아하시고 남성분이 25%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여성분들이 더 공감대 형성을 많이 하기 때문에 좋아 하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것도 어쩌면 여성들의 내숭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인터뷰]
그런데 저는 전시를 할 때마다 매일 같이 거기 전시장에 있어요. 거기 관객분들과 이야기도 듣고 수다도 한 참 떨다가고 이러는데요. 한참 이야기할 거리 그림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 할 거리가 정말 많아요. 아니 손톱은 어디서 하세요? 저 진짜 이 커피 좋아하는데 저는 이게 좋은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공감대 때문에 아닐까라는 생각을

[앵커]
그렇다면 남자들은 어떤 반응이 좀 있나요?

[인터뷰]
남성분들은. 맞아 이러면서도 본인들도 그려달라고. 이제 남자 시리즈는 언제 나와요? 이런 경우가 있으세요. 그러면 제가 인체 실루엣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제 실루엣을 볼 수 있는 남자가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는 합니다.

[앵커]
저희도 그 영광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남자 실루엣을 그리는 그날. 네 최근에는 SNS 통해서 백설그램이라는 작품을 올려주셨어요. 그 작품에 대해서 저희가 좀 궁금한게 있는데 왜 백설그램일까. 그 의도가 무얼까.

[인터뷰]
제가 작업을 정말 많이 합니다.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 까지는 계속 작업실에서 그림만 그리는데요. 그러다보니 SNS가 제 유일한 소통의 창이거든요. 근데 보면 왜이렇게 맛집은 자주 가시는 거에요. 다들 맛집이며 여행도 정말 많이 다니시고 저만 작업실에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또 반대로 저도 한 두 컷 올리고 싶어서 올릴 때는 여기만 막 예쁘게 채워서 정사각형에만 예쁘게 나오려고 노력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정사각 프레임 밖에 이야기는 되게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하게 됐고요. 어떻게보면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가 재미있는게 예쁜 언니들 밑에다가 댓글을 뭐라고 다냐면 “언니 립 제품 어디꺼에요? 언니 이 옷 어디서 사요?” 이거 되게 많이 물어봐요. 그래서 아니 보통 질투나야 되는데 이거 재미있는 현상이다. 마치 옛날에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의 역할을 인스타그램이 하는게 아닐까라는 그림으로 옮긴 사례였어요. 그래서 두 그림이 한 쌍이거든요. 한 작업에서는 백성공주가 셀카를 이렇게 찍고 있습니다. 파랑새와 함께 찍고 있는데요. 그런데 밑에 보시면 라면이고 컵라면이고 바퀴벌레도 기어다녀요. 그러니까 백설공주가 뒤에 배경지를 깔고 노르웨이를 간 척을 하면서 사진을 한 장 올리거든요? 그러면 이제 그 다음 그림에서는 마녀가 샘이 나서 여권 챙겼어요 벌써 1분도 안 됐는데.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보면 정사각 프레임에 있는 것들을 쫓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앵커]
미리 준비된 질문은 아닌데요.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이런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단순히 그림 외에 철학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책도 좀 많이 읽어야 할 것 같고. 그런 지식들이 있어야지 조금전에 말씀하신 그런 표현들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터뷰]
제가 원래는 참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책 읽으려고 그러면 그림이 그리고 싶고, 자꾸 이러니까 8살때부터 전문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앵커]
중학교 고등학교도 예술 중‧고등학교를 나오셨죠.

[인터뷰]
네. 제가 예중, 예고 미대 이렇게 정말 미술인입니다. 제 삶은 제가 예전에는 우리 그림 그리니까 공부 안 해도 되는거 아니에요? 이런 질문도 많이 하고 했었는데요. 지금은 미술이라는게 사실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잖아요. 먹는것도 아니고 가방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초대하는 문화도 잘 없는데 걸어놓고 자랑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역사가 흐르고 나면 미술만한게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무용가도 죽고 음악가도 죽고 미술가도 물론 죽지만, 그림은 안 죽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시대를 추론하고 싶을 때 미술관이라든가 그림을 통해서 추론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렇다면 이 현 시대를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건데 정치, 사회, 문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요즘은 정말 신문도 많이 읽고 책도 사실 필요에 의해서 하는 공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점점 한 살 한 살 먹다보니 사회에도 더 관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림이 그냥 나오는게 아니죠.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좋은 그림들이 나오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내숭이야기 좀 다를 순 있는데 마지막 질문은요. 최연소 한국인 최연소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를 하셨어요.

 

[인터뷰]
거기서 정말 떨렸어요. 제가 한국인 두 번째로 개인전을 하는거였고 최연소로 개인전을 하는거였는데요. 아니 이 세계 3대 박물관에서 이렇게 초청을 해주시다니 그것도 개인전으로. 어떤 작업을 들고 가야될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주요한 작업들을 가지고 갔는데요. 반응도 정말 뜨거웠어요. 제가 사실 굉장히 걱정이 됐었거든요. 과연 이해해 줄까? 라면은 알까? 아니 그게 공감이 가야 재미있는건데, 우리 한국은 알까? 이런 생각부터 근데 다행이도 요즘 K-POP이라든가 한국의 한류 열풍이 있기 때문에 한국을 정말 잘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되게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이제 제가 맥딜리버리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그런 작업이 있었어요. 근데 그 작업을 보고 갑자기 어떤 외국인이 “너는 genius(천재)야”라면서 엄청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칭찬을 해주시니까 감사하다고 근데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죠. 아니 Drive Thru는 있는데 McDelivery(맥딜리버리) 라는 생각을 어떻게 하니 넌 정말 천재구나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아 이걸 내 생각이라고 해야되나. 조금 고민을 하다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내숭이야기는 억지로 한국적인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보다도 한국은 굉장히 조밀하게 형성이 되어 있어서 배달 문화가 정말 잘 되어 있다고 설명을 하면서 한국에는 이게 365일 배달 해준다라고 설명을 해주고 왔습니다.

[앵커]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셨겠어요.

[인터뷰]
그럼요. 너무 좋고요. 또 이렇게 자꾸 어디에 가고 싶더라고요. 이번엔 유럽 쪽으로 다음주에 제가 개인전을 하러 갑니다.

[앵커]
어디로 가시나요?

[인터뷰]
이번에는 베를린에서 개인전을 하는데요.

[앵커]
축하드립니다.

[인터뷰]
잘 되고 왔으면 좋겠어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가지고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K-POP이나 이런 문화 쪽으로 외국에서도 좋아하고 있지만 미술 같은 경우는 아직은 조금 인기가 덜 하거든요. 근데 그 중에서도 한국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가 제가 더 뿌듯한 것 같습니다.

책임프로듀서 : 김정우 / 취재 : 심재민 / 연출 : 한성현, 문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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