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80년대, 90년대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 온 가수 중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은 바로 신해철이 아닐까?

▲ 무한궤도 당시의 신해철(출처/mbc)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서는 그의 데뷔곡인 ‘그대에게’가 메인곡으로 사용되었고 MBC ‘복면가왕’에서는 엄청난 가창력을 보이며 경외심을 갖게 만드는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 신해철을 오마쥬(hommage : 경의의 표시)하면서 새삼 그의 빈자리를 느끼게 한다.

▲ 출처/mbc 복면가왕

신해철은 1968년 생으로 ‘응답하라 1998’의 시간적 배경이었던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하였다. 신해철이 기타리스트 겸 리드보컬로 참여한 ‘무한궤도’는 당시 가수로의 등용문이었던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엄청난 이슈와 인기를 얻게 된다.

그는 1990년까지 ‘무한궤도’활동을 해오다 해체하였고 잠시 솔로활동(1990~1991)을 시작하게 된다. 이 때 그는 솔로1집에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히트시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고 2집에서 ‘재즈카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등의 곡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며 청소년들의 막강한 지지를 얻게 된다. 또한 그는 싱어 송 라이터(가수겸 작곡가)로서의 모습을 보이며 그의 마력을 서서히 끌어올리게 된다.

신해철은 1992년 N.E.X.T(이하 넥스트)라는 이름의 록밴드를 결성해 그의 음악세계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넥스트 1집에서는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라는 랩이 섞인 새로운 타입의 음악인 ‘도시인’이 많은 인기를 얻었고 파격적으로 나래이션을 넣은 '아버지와 나 Part I'도 감동적인 가사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앞서 1989년에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적이 있었는데 1993년, 또다시 대마초를 흡연해 구속되어 복역한 후 가석방되기도 했다.

대마초로 인해 신해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려고 했지만 그의 음악은 그런 과오를 덮으려는 듯이 점점 더 훌륭해졌다. 넥스트의 음악들은 사회, 철학 등의 심오한 주제를 담아 그 동안 ‘사랑’을 주로 주제로 삼았던 대중음악과는 궤를 달리했다. 그러면서도 완성도 높은 세련된 음악적 시도와 세련된 표현은 시대를 앞서간다는 평을 듣게 된다.

1997년에는 그의 묘비에 쓰이기도 했던 ‘Here, I Stand For You’를 발표해 엄청난 사랑을 받는다. 이 곡은 감수성 풍부한 가사도 마음을 울렸지만 노래의 절정부분에서 신해철의 엄청난 고음은 당시 청소년들의 노래방 1순위 곡으로 올려 놓는데 충분하였다.

▲ 넥스트 4집 앨범 커버

그는 같은 해 11월 넥스트 4집인 ‘Lazenca: A Space Rock Opera’를 내놓았는데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이었던 ‘영혼기병 라젠카’의 사운드 트랙이기도 했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이 앨범의 퀄리티는 당시 어린이들의 전유물로만 취급되었던 애니메이션을 성인도 즐길 수 있다는 인식까지 심어주게 한 새로운 차원의 음악이었다. 당시 발표되었던 ‘Lazenca save us’와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테마가 아닌 하나의 예술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음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는데, 특히 그가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인 ‘고스트 스테이션(2001년 ~ 2003년)’ 서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마왕’이라는 평생 별명을 얻게 되었다. 또 그는 이 이미지로 ‘안녕 프란체스카(2005)’라는 시트콤에서 안드레 대교주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마왕의 이미지를 더욱 굳히기도 했다.

▲ 안드레 교주 역을 소화한 신해철(출처/mbc 안녕 프란체스카)

그는 각종 시사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쓴 소리를 마다 않거나 대통령을 선거를 지지하고 간통죄의 위헌을 주장하는 등 사회 정치에도 많은 참여하는 깨어있는 음악인이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며 대중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갔는데, 2014년 10월 17일 복통을 느껴 병원에 방문하였다가 장협착 진단을 받아 수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수술이 잘 못 되어 그는 2014년 10월 27일 사망하게 되었고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 사고로 인해 의료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은 환자나 가족들이 병원이나 의사의 동의가 없어도 분쟁을 시작할 수 있는 내용의 ‘신해철법’이 떠오르게 되었고 법안은 현재 통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 신해철 앨범 커버

사망하면서까지 사회에 큰 물결을 퍼뜨리고 간 음악인 신해철. 오늘 5월 6일은 그의 49번째 생일이다. 그는 가고 없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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