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요즘 같은 극심한 취업난에 어렵게 입사한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자아를 찾는 행동을 하는 것을 용기라 부를까 무모라 부를까.

최근 갭이어족(Gap year 族)이라는 신조어가 자주 보이고 있다. ‘Gap year’라는 말은 원래는 영국에서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여행이나 인턴십, 봉사활동 등 직무와는 상관없이 자아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무리 族(족)을 합성하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이 아닌 이미 취업을 해 사회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자아발견을 위해 휴식기를 갖는 젊은이를 의미한다.

최근 치열한 경쟁으로 입사하고 그 안에서도 또 치열한 회사생활을 하다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기 위해 자아성찰의 시간을 보내려는 20~30대의 갭이어족들이 늘고 있다.

▲ 출처/픽사베이

이들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통해 만족할 만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경제적인 것에만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닌지를 고민하다 경제적인 것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자아성찰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사표를 내는 것이다.

이는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생리적 욕구 – 안전의 욕구 – 소속과 애정의 욕구 – 존경의 욕구 – 자아실현의 욕구)에 따르면 가장 최상위의 욕구를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욕구이론에 의한다면 자아실현의 욕구는 그 하위 단계의 욕구를 모두 충족 시켰을 때 발현시키기 쉬우므로 갭이어 족에 이르려면 어느 정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실제로 봉사활동이나 여행, 인턴십 등의 활동을 하려면 그 기간 동안을 버틸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만일 그런 것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갭이어란 자아실현이나 발견의 시간이 아닌 그저 일 안하고 노는 시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자아실현을 위해 덜컥 사표를 내고 그만 뒀다가 다시 재취업을 하는데 있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가 현재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어 재취업을 할 기회도 많지 않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회사를 덜컥 그만둘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신이 갭이어족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에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며 자신이 다시 생활 전선으로 돌아왔을 때 그 시간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더 나은 삶이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저 현재 하는 일을 버티지 못하고 도피하는 것뿐이다.

자아실현은 자신의 존엄성과 관련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런 문제를 현재의 불만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 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방향을 공고히 다진 후에 충분한 준비를 하고 갭이어족이 되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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