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유현] 최근 도심지에서 녹지를 발견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공기는 점점 오염되고 온난화되어 가지만, 나무를 심을 공간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인데요. 답답한 공기로 가득한 도심에 ‘사막 속 오아시스’와도 같은 움직이는 정원이 등장했습니다.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도시 히로나(Girona)에는 움직이는 정원이 있습니다. ‘피토키네틱(phytokinetic)'이란 이름의 이 버스는 버스 지붕 위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식물을 뜻하는 Phyto와 움직임을 뜻하는 Kinetic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광합성 버스’, ‘움직이는 정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출처/http://phytokinetic.net(피토키네틱 공식 홈페이지)

‘피토키네틱’은 친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조경 디자이너 마크 그라넨(Marc Granen)에 의해 창조되었습니다. 그라넨은 이 아이디어를 자신의 두 아들이 그린 버스 위 초록 지붕 그림을 보고 떠올렸고 그로 인해 탄생한 이 텃밭버스는 도심지를 이동하면서 도심의 녹지부족 문제를 해결해주고, 공기 정화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피토키네틱의 원리는 기본적으론 직접 지붕에 물을 뿌리는 것이지만 여름에는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물을 이용해 정원에 수분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땅에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가꾸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시에 버스 실내온도를 평균 3.5도 정도를 낮춰주기 때문에 에너지를 덜 사용해 공해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지붕의 무게를 줄여주기 위해서, 텃밭의 흙 대신 수경재배용 폼을 사용합니다. 수경재배용 폼은 가볍고 수분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텃밭 버스를 만드는 데 적합합니다. 이 때문에 피토키네틱은 대형 버스뿐만 아니라 소형 버스와 화물차 등 다양한 차종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피토키네틱의 운영은 도시 공기정화는 물론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신선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는 이 텃밭버스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해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듯, 피토키네틱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생활 습관, 사회, 전 지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피토키네틱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깨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텃밭 버스, 피토키네틱이 한국에도 도입이 되어서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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