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쉘 프루스트(1971~1922)가 남긴 말이다.

이처럼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 외에도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대표적인 특별한 여행, 바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 그것이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 여행과 다르게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다른 표현으로는 블랙 투어리즘(Black Tourism), 그리프 투어리즘(Grief Tourism)이라고도 하며 국립국어원에서는 ‘역사교훈여행’으로 우리말 순화를 하였다. <※Grief : 큰 슬픔>

전 세계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 현장이었던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수용소는 현재 박물관으로 바뀌어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생체실험실, 고문실, 가스실, 처형대, 화장터 등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거대한 유리관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머리카락과 낡은 신발, 옷가지가 등을 살펴보고, 나치의 잔학상을 기록한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9·11테러’ 사건이 발생했던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부지인 ‘그라운드 제로’, 원자폭탄이 투하 되었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약 200만 명의 양민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유적지 등을 꼽을 수 있다.

국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여러 아픔과 비극이 있었기에 많은 다크 투어리즘 여행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국내 다크 투어리즘 장소는 한국전쟁을 전후로 수만 명의 양민이 희생된 ‘제주4·3사건’의 실상을 알려주는 제주4·3평화공원이 있다. 제주4·3평화공원은 다크 투어리즘에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2008년 개관 이래 연평균 18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전쟁의 비극을 통감하기도 한다. 그 밖에 우리 민족의 비극과 아픔과 투쟁이 깃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국립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등이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난 2008년 2월, 국보1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되면서 안타까움의 발길이 이어지며 다크투어리즘 명소가 되기도 했다.

역사적 아픔이 담긴 참혹했던 현장을 돌아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다크 투어리즘’. 다시는 어두운 과거의 비극이 돌아오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들이객이 늘고 있는 요즘, ‘다크 투어리즘’으로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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