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지난 3월 30일 KBS 2TV ‘추적 60분’에서 <관심중독-누가 현피를 부추기는가>가 방영된 이후 ‘현피’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랐다. 현피란 ‘현실+Player Kill’의 합성어로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 속의 폭력과 살인까지 이어진다는 뜻이다.

방송에서는 ‘현피’ 사건 중에서도 특히 SNS 현피로 인해 문제되었던 사건들을 다뤘다. 그렇다면 현피의 시초는 어떻게 될까? 당초 현피는 폭력적인 온라인게임 이용자 일부에게 통용되는 개인 간의 다툼이었는데, 2000년대 중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현피를 인증하는 문화가 유행하면서 구경꾼 앞에서 벌이는 공적인 싸움으로 진화했다. 네티즌들이 댓글로 “싸우는 것을 인증하라”고 글을 올리면, 실제로 싸우는 영상 등을 인증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피는 해가 갈수록 더 심하게 발전해 2013년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이 여성의 정치 성향을 비난하다가 실제로 여성을 찾아가 살인까지 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이제 이 현피는 게임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SNS상의 관계까지 발전했다.

그리고 최근 SNS에 모두를 충격 속에 빠뜨린 동영상을 통해 현피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한 남성이 미성년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상황을 지켜보며 촬영하고 있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동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었고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일명 ‘SNS 스타’였다. SNS를 통해 집에서 키우고 있는 약 2m 크기의 ‘샴악어(국제멸종위기종 1급)’ 사진과 영상을 찍어 올려 인기를 끈 것이다. 그러나, 국제멸종위기 악어를 집에서 키우며 살아있는 기니피그, 토끼 등을 먹이로 줘 찍어 올리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바 있다. 또한 이에 대해 심한 악성댓글도 무수히 달렸지만 그는 악성댓글을 보고 반성한 것이 아닌, 악성댓글을 단 고등학생을 찾아내 폭력을 휘둘렀고 그 영상을 SNS 업로드까지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실제 96만 명 팔로우를 보유한 SNS 스타 신모씨는 자신의 SNS에 자신의 다리 위로 차바퀴가 지나가고, 용접할 때 튀는 불똥을 얼굴에 맞는 등의 자극적이며 잔인한 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으로 유명해 졌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나를 알리기 위함 이 70% 정도, 돈 목적이 30% 정도”하고 답했다. 실제 그는 SNS 광고로 월 1,000만 원 이상 버는 고수익자다. 이 때문에 SNS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게 된다.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인터넷 상의 관계에 집착을 했으며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을 왜 현실로까지 끌어들인 것일까? 사람들의 관심과 돈에 대한 이유로 볼 수 있는데, SNS 상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곧 돈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꾸준히 구독하는 팔로워 수가 많을수록 ‘광고’ 수익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업로드 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 상의 친목을 다지는 관계, 온라인 커뮤니티의 친구, 그리고 SNS 상의 팔로워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관심을 위해 온갖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지 않는 이들. 그리고 ‘현피’로까지 이어지며 실제의 폭행과 살인까지 만들어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탓할 것이 다가 아니다. SNS에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면 호응해주는 우리들이 먼저 태도를 바꿔야 한다. 잘못된 일에 단순한 비난의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닌, ‘침묵’과 동시에 경찰에 ‘신고’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현피’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 위해 올바른 인터넷 문화가 장착되고, SNS가 ‘광고의 창구’가 아닌 ‘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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